1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프로야구 경기에선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NC가 8회말 터진 알테어의 적시타로 1대0 신승을 거뒀다. 선발 투수 구창모(23)의 8이닝 무실점 호투가 NC를 단독 선두(7승1패·14일 현재)로 올려놓았다.

◇좌완 에이스 계보 내가 잇는다

구창모는 7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8대2 승리를 이끌었다. 14일 KT전에선 13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고, 삼진도 10개를 잡아내며 팀 3연승을 이끌었다.

특히 14일 경기에선 4회초 KT 강타자 강백호를 상대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1회초 직구를 던져 강백호에게 안타를 얻어맞은 구창모는 강백호와 두 번째 대결에선 3구 삼진을 잡았다. 공 세 개 모두 직구였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은 "이전 타석에서 안타를 맞은 구종을 연달아 세 번 정확히 던져 삼진을 잡은 배짱이 놀랍다"고 말했다.

구창모는 14일 현재 다승(2승)과 평균자책점(0.00), 탈삼진(18개) 모두 선두에 올랐다. 지난 시즌 10승7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올라선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몸무게를 5kg 늘리며 공에 힘이 더 붙었다는 평가다. 제구력도 좋아지면서 평균 140km 중반대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고 있다. 유리한 볼 카운트에선 예리하게 꺾이는 130km 초반대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로 삼진을 잡아낸다.

미국 CBS스포츠는 KBO리그 개막 전 주목할 스타 9명을 꼽으며 구창모에 대해 "작년 9이닝당 탈삼진 비율이 9.59개로 1위에 오른 구창모는 스콧 카즈미어(은퇴, MLB 통산 108승 96패)와 닮은 좌완 투수"라고 평했다. 당시 일부 국내 팬은 구창모의 실력이 KBO리그를 대표하기엔 못 미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구창모는 그런 반응을 비웃듯 연일 호투하고 있다. 최근엔 류현진·김광현·양현종의 계보를 이을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위치가 격상됐다.

◇배제성·김민우도 올 시즌 활약 예고

14일 구창모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KT 배제성(24)도 7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안타를 7개 맞았지만 위기를 잘 헤쳐나갔다. 배제성은 올해 두 번 선발로 나와 승패는 없었지만, 평균자책점 1.35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10승10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KT 선발의 한 축을 꿰찼던 배제성은 올 시즌도 활약을 이어갈 전망이다. 구창모와 배제성은 2015년 드래프트 동기다. 구창모는 울산공고, 배제성은 성남고를 졸업했다.

2015년 KBO리그 입단 동기 중 또 한 명 눈에 띄는 선발 투수가 있다. 용마고를 졸업하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한화 김민우(25)다. 김민우는 지난 12일 대전 KIA전에서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피칭을 했다. 올 시즌 두 번 나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 중이다.

김민우가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을 당시 대형 투수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당시 김성근 감독이 큰 애정을 보인 게 오히려 독이 됐다. 첫 시즌 내내 선발·불펜을 오가며 무리한 등판을 했고, 결국 어깨 부상으로 이어졌다. 2018, 2019년 평균자책점 6점대로 기대에 못 미쳤던 그는 올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몇 시즌 KBO리그에서 주목을 받았던 '영건'들도 순항하고 있다. 최원태(23·키움)는 1패만 있지만 평균자책점(2.92)은 나쁘지 않다. 이영하(23·두산)는 1승에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