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보다는 '비대면 의료'가 맞는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14일 청와대와 정부가 검토하는 '원격의료'를 두고 여권 일부에서 비판이 제기되자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15일 "지금 허용되는 것은 원격의료가 아닌 비대면 의료다. 의료 영리화와는 상관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의료 민영화 우려가 있다"며 당론으로 원격의료에 반대했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원격의료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고, 민주당 일각에서도 입장을 선회하려는 기류다. 이런 과정에서 나온 새 이름이 '비대면 의료'다. 과거 입장을 번복한다는 비판을 면하고, 원격의료에 부정적인 당내 일부와 시민단체들도 자극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네이밍(naming·이름 짓기) 정치'가 물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1호 과제'로 이른바 '일하는 국회법'을 꼽았다. 이 법의 정식 명칭은 '국회법 개정안'으로, 국회를 상시화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폐지한다는 내용이다. 야당은 "공룡 여당이 사실상 국회를 장악하려는 횡포"라고 보고 있지만, 대놓고 비판하지는 못한다. "일하기 싫다는 거냐"는 비판 때문이다.

지난해 여야 몸싸움까지 갔던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이를 '선거제 개혁법' '검찰 개혁법'이라고 불러왔다. 야권 관계자는 "관련 법을 반대하면 '반(反)개혁'처럼 보이게 돼 있다"고 했다.

'이름 짓기'가 어려우면 '이름 바꾸기'가 나온다. 여권은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 주도 성장'이 각종 부작용을 낳자 '혁신 성장'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사태 대책으로 제기한 '그린 뉴딜'은 이명박 정부의 '녹색 성장'과 유사하다. 이름만 바꾼다고 해서 '표지 갈이'라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