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성(性) 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25·구속 기소)의 자택에서 확보해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 중이던 스마트폰 두 대 중 한 대의 비밀번호를 검거 51일 만에 풀어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부 범죄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이 스마트폰에 대한 경찰의 잠금 해제 요청에는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며 응하지 않았다. 조씨의 추가 범행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15일 "이날 오전 9시쯤 포렌식 장비를 통해 조주빈의 스마트폰 두 대 중 삼성 '갤럭시S9' 기종의 비밀번호를 풀었다"며 "잠금 해제에 성공한 스마트폰을 서울경찰청 수사팀으로 인계해 적법 절차를 거쳐 어떤 수사 자료가 담겨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아직 잠금을 풀지 못한 애플 아이폰 기종 포렌식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지난 3월 26일 조씨의 자택에서 그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 아홉 대를 증거품으로 확보했다. 이 중 포렌식이 끝난 일곱 대는 증거 자료 등이 남아있지 않은 '깡통폰'이었다. 이날 비밀번호가 풀린 갤럭시 기종은 조씨가 체포 직전 집안 소파 옆쪽에 숨겨두었다가 경찰의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이 스마트폰 안에 조씨의 조직적 성 착취물 범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자료가 담겨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는 올해 초 도입한 이스라엘 정보보안업체 '셀레브라이트'의 포렌식 장비를 이용하는 등 조씨의 스마트폰 비밀번호 해제 작업을 해왔다. 조씨는 현재 구속 기소돼 신병이 검찰로 인계된 상태다. 경찰은 조씨에 대한 별도 방문 조사를 벌이지 않아도 스마트폰 속 정보들을 통해 추가 범행 입증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