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감사(監査)를 받은 연세대학교에서 교수 300여 명이 무더기로 지적 사항을 통보받았다. 이 가운데 특히 학과장 69명은 '대학원 입시 서류를 제대로 작성·보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적을 받았다. 교수 전원이 징계 통보에 반발해 이의신청을 냈다.
15일 본지 취재 결과, 교육부는 최근 연세대 교수 약 300명에게 작년 7월부터 진행한 종합감사 결과를 통보했다. 200명 남짓은 단순 주의·경고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80여 명은 '징계'에 해당하는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그중 학과장 69명에게는 '입시 서류 미비'를 이유로 경고 및 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대학원 입시 서류를 제대로 만들고 보관하지 않았다는 게 교육부 판단이다.
입시 서류 미비 관련 징계 대상자는 대부분 인문·사회·교육 계열 학과장이었으며, 이공 계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문·사회 계열은 이공 계열과 달리 평소 대학원 지원자가 미달인 경우가 많고, 지원자가 적다 보니 면접을 본 교수들이 개별 채점표를 만들지 않고 구두(口頭)로 평가해 합격시키는 일도 잦다.
이번 감사는 작년 9월 조국 전 법무 장관 아들 조모(23)씨의 대학원 입시 부정 의혹으로 촉발됐다. 검찰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을 압수 수색하면서 조씨 입학 당시 평가 기록이 담긴 서류가 의무 보관 기간이 남았는데도 사라진 사실이 확인됐다. 교육부는 앞서 그해 7월 시작한 연세대 감사를 마무리하던 중이었지만, 이 문제로 11월 재감사에 돌입해 이번 징계 통보를 내렸다.
교수 대부분은 전반적인 입시 서류 보관 부실 잘못은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 감사는 정치적인 감사"라고 말한 교수들도 있었다. 조 전 장관 아들 입시 서류 실종을 '고의적인 은폐'가 아니라 '총체적 관리 부실'로 몰아가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 교수는 "교육부가 정말 샅샅이 쥐 잡듯이 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교수한테 징계는 빨간 줄이나 다름없는데 조국 아들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고 했다.
교육부는 3월 24일 1차 감사 결과를 학교에 통보했고, 한 달 안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연세대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원 입시 서류 미비'로 걸린 교수 69명 전원이 지난달 말 이의신청을 냈다. 학교 측은 '입학 서류 자료 미작성·미보존 건 모두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교육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학교에서 이의신청을 받아 징계 여부를 재심의 중이며, 이에 따라 최종 결과가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