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길을 가다

이석연·김정·정진석 지음
논형|408쪽|1만6000원

고향, 출신 학교, 전공, 직업 모두 다르다. 각자 선 곳에서 일가를 이룬 세 사람이 15년째 교류할 수 있었던 공통점은 책과 인문에 대한 사랑이었다. 전 법제처장 이석연 변호사, '아리랑'의 화가 김정 교수, 언론학자 정진석 교수, 세 사람이 쓴 수많은 글 중 각 10여 편의 정수를 모았다.

"나를 키운 건 8할이 독서"라는 다독가 이석연은 경실련·참여연대 등에서 활동했다. 그는 "'거짓의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고 악을 숨기지 않는다(不虛美 不隱惡)'는 사마천의 사기(史記) 집필 원칙이 오늘 지식인의 글과 행동에도 소중히 견지되어야 할 가치"라고 말한다. 신문사 미술기자 출신 화가 김정의 글에선 그가 평생 탐구해온 정선, 진도, 문경의 아리랑 고개들을 함께 넘는다.

언론 현장을 거쳐 학문적 업적을 개화시킨 정진석이 템스강변의 영국 국가기록보관소에서 대한매일신보와 배설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며 느꼈던 흥분을 이야기할 땐 방대한 저서 뒤에 숨겨진 집념과 열정이 전해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