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어린이 괴질(怪疾)이 미국 전역으로 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도 워싱턴DC에서 어린이 두 명이 괴질에 걸린 것이 보고됐고, 켄터키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코로나 피해가 가장 큰 뉴욕에선 어린이 총 100명이 걸려 지금껏 5명이 숨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 시각) "코로나와 관련된 미스터리 어린이 질병이 워싱턴 지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DC의 국립어린이병원(Children's National Hospital)의 마이클 벨 중환자실장은 "최근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두 어린이 코로나 괴질 환자가 들어왔다"고 이 신문에 밝혔다. 영유아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가와사키병은 온몸에 발진이 나면서 입술이 갈라지고 혀가 퉁퉁 붓는 병이다. 이번 괴질은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지만, 코로나 검사를 하면 양성으로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벨 실장은 "처음 (괴질로) 들어온 5세 아이는 쇼크 속에서 심장이 멈춰가고 있었다"며 "(아이를 살리기 위해) 3~4일간의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했다"고 했다. 이 아이도 혀가 퉁퉁 붓는 등 전형적인 가와사키병 증상을 보였고,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서 괴질로 판명됐다. 벨 실장은 "켄터키주에서도 우리와 똑같은 사례가 있다고 전해줬다"며 "점점 더 많은 사례를 볼 것 같다"고 했다.

실제 뉴욕주의 어린이 괴질 환자는 지난 9일 3명 사망에 73명 감염으로 발표됐지만, 11일에는 5명 사망에 100명 감염으로 보고됐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뉴욕시에만 어린이 52명이 괴질에 감염됐고, 10명이 추가로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시는 아이들이 열이 나고 입술과 혀가 지나치게 붉으면 즉시 병원으로 데리고 가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상원에서 열린 코로나 관련 청문회에서 "(개학 여부를 결정할 때) 특히 어린이에 관한 한 매우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개학 등 경제활동 재개에) 매우 신중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