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보〉(62~73)=두 기사의 공통점은 또 있다. 올해 바둑리그서 나란히 주장을 맡았다는 점. 나현은 사이버오로, 이영구는 홈앤쇼핑 팀을 이끌었다. 두 팀 모두 입상권엔 들지 못했으나 이들의 투혼은 빛났다. 시즌 종료 후 벌어진 올스타전에서 두 기사는 다시 적으로 만나 격돌했는데 여기선 나현이 승리했다(비공식전으로 처리됨).

흑이 ▲에 이은 수가 품었던 노림이란 참고 1도를 뜻한다. 백이 1, 3으로 좌상귀를 살면 6까지 상변을 넘어가 실리를 빼앗고 백을 중원으로 내쫓겠다는 노림이다. 실전은 백이 좌상귀를 버리고 우상귀 실리를 취하는 바꿔치기가 됐다. 이 결과는 실리로는 흑이 약간 이득을 봤지만, 백은 엷어질 뻔했던 상변을 강화하고 거꾸로 우상귀 흑을 공격하게 돼 좋은 작전으로 평가받았다.

67로는 참고 2도처럼 확실히 살아놓는 게 나았다는 결론. 이 진행은 백이 A의 단점을 어떻게든 방비해야 하므로 선수가 흑에 돌아갔을 것이다. 68에 붙이고 72로 빠지는 데까지 두터운 보강 수법. 흑에서 몇 차례 의문수가 나왔지만 형세는 아직 유불리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 73은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