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13일 회장단 회의를 열고 법인세를 내려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코로나 사태로 기업들이 매출 부진에 시달리는 만큼 세(稅) 부담이라도 낮춰줘야 투자와 고용 유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회장단 회의에서 손경식 경총 회장은 "현재와 같은 상태가 몇 개월 더 지속된다면 많은 기업이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며 "현시점에는 우리 기업들이 경영 위기를 버티면서 살아남아 고용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이 총동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총이 이날 투자세액공제율 상향, 근로시간 제도 개선,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부담 완화 등 열 가지 건의사항을 발표하면서 법인세 인하를 최우선으로 요구한 것은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선진국 대비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중앙정부 기준)은 25%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6국 중 여덟째다. OECD 평균은 21.7%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제조업 비중이 높은 상위 10국만 놓고 보면 한국이 가장 높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일본 등 21국이 법인세율을 인하했는데 우리나라는 2009년 22%였던 법인세율을 2018년 25%로 올린 결과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참담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면서 "2분기 실적은 더 나빠질 텐데 세금 부담이라도 낮춰주면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