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시민당 윤미향〈사진〉 당선자는 12일 일본군위안부 관련 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공금 부실 관리 의혹 등에 대해 "보수 언론과 미래통합당이 만든 모략극"이라며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난다"고 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일 세력의 부당한 공격의 강도가 세질수록 저의 평화 인권을 향한 결의도 태산같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 논란은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위안부 성금·기부금 사용이 불투명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그런데 윤 당선자는 이를 '친일 세력의 공격'으로 몰아붙인 것이다. 또 자신을 조 전 장관에 빗댐으로써 작년 '조국 사태' 때처럼 진영 간 싸움으로 끌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여권 인사들도 이날 정의연 논란에 대해 "친일 세력의 공세"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친일, 반(反)인권, 반평화 세력이 최후의 공세를 하고 있다"며 윤 당선자를 두둔했다. 같은 당 이수진(서울 동작을) 당선자는 "일부 언론과 친일 세력의 부끄러운 역사 감추기 시도"라고 했다. 여권은 처음엔 "할머니 기억이 왜곡된 것"이라고 이용수 할머니를 공격했다가 논란이 증폭되자 '친일 대(對) 반일' 프레임을 들고나온 것이다.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보 신문까지도 결국 (일본) 아베 총리 좋은 일만 한다"고 했다. 그는 정의연의 '부실 회계' 의혹에 대해선 "시민단체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전혀 모르는 분들의 문제 제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외부 기관에 감사를 맡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했다. 여권과 정의연이 기부금 사용 의혹에 대한 해명은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반일 공세를 통해 논란의 초점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친일, 반일 운운하며 국민 '편 가르기'를 하기 전에 당당히 회계 장부를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부대변인도 "궤변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후원금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