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세 차례 이태원 일대를 방문하고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성남시의료원 남자 간호사(26)가 확진 통보를 받지 못한 13시간 사이에 식당과 모텔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검사 결과가 나온 확진자가 지역사회에 방치된 와중에 접촉자까지 발생하면서 방역망의 허점이 노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성남시의료원 마취과 소속 간호사 A씨는 지난 2, 3, 5일 이태원 주점에 다녀온 뒤인 7일 오후 6시 코로나 진단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 이날 오전 출근길에 시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민간 진단업체에 의뢰한 검체 검사 결과가 업체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이다.

하지만 정작 검체를 의뢰한 시의료원이 13시간이 지난 8일 오전 7시쯤 소속 간호사의 확진 사실을 인지하면서 A씨는 뒤늦게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 격리됐다. 성남시 관계자는 "다른 의심 환자 검체나 혈액검사 등 기타 검사 결과가 뒤섞여 이 내용을 정리하는 직원이 지나쳤다가 다음 날에서야 상황을 인지하고 보건소에 알렸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신의 확진 사실을 모르는 A씨가 그사이에 식당, 편의점에 들르고 모텔에서 투숙했다는 점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그는 7일 오후 6~8시 사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음식점 두 곳과 편의점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오후 8시 2분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모텔로 들어가 다음 날 오전 입원할 때까지 머무르면서 1명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료원 관계자는 "진단검사를 받은 뒤 가족과 접촉하지 않으려 모텔에 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A씨는 지난달 말까지 한 달가량 성남시의료원 코로나 확진 환자 입원 격리병동에서 파견 근무를 다녀왔지만 일반병동 수술실로 복귀한 뒤 별다른 감염 의심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검사를 받지 않았다. 그는 지난 1~5일에는 휴무로 출근하지 않았고 6일 정상 근무했다. 시의료원 관계자는 "병원 근무자 681명에 대한 전수 진단검사 결과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10일에는 제주도 피부과 의원에 근무하는 30대 피부관리사가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근무하며 고객과 동료 등 최소 144명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많은 사람과 대면(對面) 접촉해야 하는 병·의원 직원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에 클럽·주점 등을 방문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