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서울 을지로에 생긴 ‘보석’은 평일에도 예약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큰 인기를 끄는 식당이다. 친숙하고 신선한 재료를 독창적으로 구성한 레시피가 특징. 영단어 힙(hip·유행에 밝은)과 을지로를 합성한 이른바 ‘힙지로’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미식가로 소문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지난달 직접 방문해 식당 벽면에 “을지로의 보석, 대한민국의 보석, 나의 보석, 우리들의 보석. 번창하세요”라는 응원 메시지를 남기고 갔다.
20석이 안 되는 작은 식당이어서, 예약에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이들이 훨씬 많다. 방문 기회를 놓친 사람 중 일부는 이 식당 인기 메뉴를 ‘뇌피셜(실제 경험하지 못한 것을 머릿 속으로 추측·구상함)’을 풀가동해 집에서 비슷하게 만들어 먹기도 한다.
소셜미디어에는 을지로 보석 레시피·인증 사진이 널리 공유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요리가 들기름으로 무친 ‘낙지젓 카펠리니’다. 카펠리니는 소면처럼 가느다란 파스타 면이다.
레시피 탐구생활은 카펠리니를 수퍼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라면 사리’로 대체해 ‘을지로 갬성 라면’을 만들어봤다. 비록 이 몸은 집구석에 덩그러니 있지만, 마음만은 저 세상 힙스터의 심정으로 요리에 임했다.
재료는 깻잎 10장, 낙지젓, 들기름, 들깻가루, 라면 사리가 끝. 조리 방법이 매우 간단하다. 먼저 깻잎 여러장을 돌돌 말아 얇게 썬 다음, 들깨가루로 버무린다.
낙지젓은 가위로 쫑쫑 자른 뒤 기호에 따라 다진마늘·깨소금·청양고추를 넣고 들기름 한 숟갈을 넣어 섞는다. 라면 사리를 삶아 찬물에 헹구고 그릇에 가지런하게 올린다. 낙지젓을 얹고, 깻잎을 수북하게 덮어준 뒤 들기름을 마저 팍팍 뿌려 비벼먹는다.
K허브 ‘깻잎’의 향긋함, 나트륨 듬뿍 장전한 낙지젓, 고소한 들기름 풍미가 입 안에서 강력한 맛의 조화를 선사한다. 참고로 레시피 탐구생활은 욕심이 과한 나머지 낙지젓을 너무 많이 들이부어 물 2L를 추가로 섭취해야 했다. 조심하자.
식재료의 색상 대비가 워낙 뚜렷해 소셜미디어용 사진도 잘 나온다. ‘이탈리아 국기’를 연상케하는 마르게리따 피자가 울고 가게 만든다.
평소 을지로를 누비지 못했어도, 집에서 이 라면을 만드는 순간 우리는 모두 힙스터다. 만드는 데 10분도 안 걸리는데, 정말 맛있다. 원본 비주얼과 흡사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은, 라면사리 대신 소면이나 중면을 써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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