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9일 주 원내대표 부친상 빈소에서 첫 상견례를 했다. 두 원내대표는 국정 현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 하지만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 주요 민생 법안을 한 건이라도 더 처리하는 게 좋겠다는 데는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주 원내대표 부친상 빈소를 조문했다. 지난주 선출된 양당 신임 원내대표가 처음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은 유족 대기실에서 약 30분간 따로 대화를 나눴다. 김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상중(喪中)이라 현안이나 일정과 관련해 구체적 말씀을 드리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깊은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면서도 "20대 국회에 남아 있는 법안이 꽤 많아서 20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처리하자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도 동의하고 공감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가 국회에 복귀한 이후에 여야 협상을 통해 경제 관련 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부친상 주호영 찾아간 김태년 - 김태년(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주호영(오른쪽)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부친 빈소를 조문한 뒤 주 원내대표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정책의 속도전을 강조하면서도 야당과 대화는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과감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협치를 하려면 밀어붙이기보다는 먼저 야당을 설득하라고 했다.

민주당은 15일 20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가 끝난 이후에라도 추가로 임시국회를 열어 고용 안정 관련 법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고용보험 적용 확대 법안과 정부가 발의한 구직자취업촉진·생활안정지원법안 등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합당도 취업 지원 관련 법안에 대해 긍정적인 만큼, 시급한 법안 중 일부는 통과시키고 20대 국회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상임위에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거론하면서 "선제적, 적극적,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1대 국회에서 3차 추경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통합당은 "나랏빚이 심각하게 늘어날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