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일부 클럽에서 터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집단 감염이 지난 6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나흘 만에 77명으로 늘어났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뿐 아니라 충북 청주, 부산, 제주 등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10일 질병관리본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 확진자는 서울 49명 등 77명으로 집계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7명이 11명에게 2차 전파를 일으키는 등 전파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전염력이 높은 상황"이라며 "확진자 가운데 30%가 무증상이라 지난 연휴 기간 이태원 유흥 시설을 다녀왔으면 증상이 없어도 전원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태원 일대 클럽 5곳(킹, 퀸, 트렁크, 소호, HIM)의 출입 명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연휴 기간 동안 5517명이 방문했다. 이들 가운데 3535명은 확인됐지만, 1982명(36%)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구 신천지교회, 서울 구로구 콜센터, 청도 대남병원 등 기존 집단 감염 사례에서는 신도나 환자 명부, 직원 명단 등이 있었지만 이태원 클럽의 경우는 유흥 시설 특성상 출입 명부에 이름과 연락처를 허위로 기재했을 가능성이 커 추적 조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클럽 손님'이라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기 때문이다. IT 업체 직원, 간호사, 피부관리사, 군인, 백화점 직원, 콜센터 직원 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본인들의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감염자를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국 이태원 클럽 방문자에 대해 대인 접촉 금지 행정명령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수 젊은이에 의한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두 달 전으로 다시 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