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의 조재완이 10일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 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프로축구 강원FC와 FC서울이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39분. 상대 문전으로 쇄도하던 강원 공격수 조재완이 빙글 돌면서 골키퍼를 등진 채 김승대의 땅볼 패스에 왼발 안쪽을 갖다대며 공의 방향만 바꿔놓는 절묘한 슛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일부에선 "얻어걸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감각적인 동작이 아니었다면 절대 만들어내지 못했을 골이었다.

강원은 10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치른 홈경기에서 1라운드 베스트골은 물론 '올해의 골' 후보에도 거론될 조재완의 결승골에 이어 김승대의 오른발 중거리슛까지 터지며 3대1로 역전승했다.

경기 후 조재완은 "골문 구석으로 차려고 한 건 아니었고, 무조건 공에 발을 맞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패스 해준 (김)승대 형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시즌엔 막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아쉬웠지만, 올 시즌엔 팀이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재완은 올해로 프로 3년 차다. 2018시즌엔 K리그2 서울 이랜드 FC에서 28경기(6골)를 뛰었다. 강원 유니폼을 입고 뛰기 시작한 지난 시즌엔 17경기 8골 2도움을 올렸다.

올해 조재완은 김지현·김승대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 트리오를 맡아 '병수볼'의 완성을 이끌 책임을 졌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강등을 걱정하던 강원은 김병수 감독의 지휘 아래 지난 시즌 중반까지 상위권에 머무르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까지 넘봤다. 김 감독은 2018년 8월 지휘봉을 잡으면서 빠른 패스워크와 역습을 선보이는 자기만의 축구 스타일을 다듬어 왔다. 수비와 롱볼로 일관하는 '뻥축구'가 아닌 세련된 패스워크로 짜릿한 역전승을 자주 만들자 그의 축구에 '병수볼'이란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강원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 핵심 선수 김지현과 조재완이 부상을 당한 뒤, 얕은 선수층을 극복하지 못해 마지막 10경기 2승2무6패에 그쳤다. 최종 순위는 상위 스플릿 최하위인 6위였다. 강원은 올 시즌엔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를 비롯해 고무열, 김경중, 임채민, 신세계 등을 영입하며 대대적인 보강 작업을 벌였다.

시작은 성공적이다. 무엇보다 조재완을 비롯한 최전방 공격수들이 모두 골맛을 본 게 고무적이다. 부상에서 막 회복한 김지현은 후반 투입 7분 만에 신광훈의 크로스를 오른발 슬라이딩 슛으로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지난 시즌 10골 1도움으로 '영플레이어(신인왕)상'을 받은 김지현은 올해는 등번호 77번 대신 '골게터'를 상징하는 9번을 달고 뛴다. 조재완의 결승골이 터진 뒤 2분 후인 41분엔 김승대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포항은 5시즌 만에 1부 리그 무대를 밟은 부산 아이파크를 2대0으로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