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이쟁이방송쟁이 쉐킷이즈 뽕테스쿨 발렛파킹 붐이에요!" "판이판이 이판사판이 공사판이 레츠기릿!" "우리끼리 또래끼리 쉐끼리 붐이에요! 읏짜~!"
말이 되는 듯 안 되는 듯, 이 단어 저 단어 모아 외치는 데 어느새 시청자들은 배꼽 잡을 준비부터 하고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추임새에, '트롯맨' 노래에 맞춰 리듬을 퉁기며 덩실덩실 흔들어대는데 보는 이들의 엉덩이는 이미 들썩들썩. 넘치는 에너지는 석상(石像)에도 생명을 불어넣어 춤추게 할 기세다.
TV 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의 ‘흥(興) 마스터’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경연 분위기에 유쾌함을 불어넣었던 방송인 붐(본명 이민호·38)이 오는 13일 밤 10시 첫 방송 되는 TV조선 ‘뽕숭아학당’ 에서 MC를 맡아 ‘미스터트롯’ 일명 F4인 임영웅·영탁·이찬원·장민호와 다시 시청률 사냥에 나선다. 이미 6주 연속 시청률 20%를 넘기며 목요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하는 TV조선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의 공동 MC이기도 한 붐은 “세상에 없던 ‘뽕끼’로 수·목 밤을 뽕바다로 넘실대게 하겠다”는 각오다.
최근 만난 붐은 “중 3때 아이돌 가수로 데뷔했다 연달아 쫄딱 망했던 경험과 그동안 눌러왔던 끼가 트로트의 흥을 만나 시원하게 분출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해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제작진이 저를 왜 마스터로 뽑아주셨을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마이크를 차고 나왔다는 건 그만큼 책임감이 요구되고, 이 프로그램에 내가 왜 필요한지 정확히 판단해야 하니까요.” 그의 결론은 ‘흥 마스터’. 마스터석 제일 끝에 자리한 것도 혼자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제작진의 배려 같다고 했다. “누군가의 노래 실력을 평가한다기보다는, 정말 떨리는 마음으로 그 자리까지 온 경연자들이 그들의 노래를 흥겹게 즐겨주는 모습을 봤을 때 힘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붐은 “무대와 노래하는 가수분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그분들을 빛나게 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넘치는 것과 산만한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해요. 트롯맨들이 방해받지 않으면서 흥을 돋을 수 있게 추임새를 적절히 넣는 것이 중요하지요.” 음악을 워낙 좋아해 집에 스피커만 7대가 있다는 그는 “어디에서 치고 들어갈지, 잔잔한 노래라면 퍼포먼스 위주로 꾸린다든지 같은 걸 머릿속에 빠르게 계산해 시뮬레이션을 해보곤 한다”고 설명했다.
맞벌이하던 부모님 때문에 7살까지 강원도 영월에 사는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경로당에서 흥을 배웠다. 지난해 ‘뽕따러가세’ MC를 맡았을 때나, ‘사랑의 콜센타’ 등에 어르신이 등장하면 먼저 손을 내밀고 ‘아이고 어머니’하고 눙칠 수 있는 것도 어린 시절 경험이 뒷받침됐다. 노래가 너무 좋아 도전했던 1997년 부천 복사골 가요제 아차상을 받으며 1998년 ‘키’라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했다. 꿈꾸던 아이돌 가수로는 실패했지만 리포터로 변신해 이름을 차차 알렸다.
마이크에 자기 이름을 붙인 일명 ‘아이돌 마이크’를 가장 먼저 만든 것도, 시상식에 플래카드를 들고 가 펼쳐보이는 퍼포먼스를 유행시킨 것도 붐이다. 2006년 SBS 연예대상 신인상도 받았다. “어떻게든 눈에 띄어 살아남고 싶은 간절함이 컸으니까요. 리포터 할 때 손보다 마이크가 더 많이 나오니까, 이름이라도 나오게 해보고 싶어 집에서 색종이로 꾸며본 게 화제가 됐지요. 유행어든, 준비한 도구든 절실함에서 나왔다고 생각해요. 내가 알려져야 방송을 오래할 수 있으니, 잠잘 시간 없이 아이디어를 떠올렸지요.”
쉴 새 없는 ‘말장단’의 비결은 휴대폰 메모장. 순간순간 떠오르는 추임새나 1990년대 유행했던 랩가사 등을 메모장 한가득 적어놓고 필요할 때 조미료처럼 사용한다. 3년째 진행을 맡은 SBS 라디오 ‘붐붐파워’가 동 시간대 청취율 1위를 기록하는 것도 메모의 힘이 큰 도움이 됐다. 요즘 미는 ‘읏짜~’ 추임새에 힘을 얻어 곧 출산을 앞둔 산모가 순산했다는 이야기나, 도시를 떠나 처음 농사짓는 시름을 밤나무에 라디오 걸고 ‘노동요’ 삼아 듣는다는 청취자들의 사연은 그에게 마이크를 놓지 못하게 하는 에너지원이다.
방송 생각만 하면 설렌다는 붐은 ‘뽕숭아학당’에선 가상의 예술학교 담임교사로 분한다. 경연은 끝이 났지만 아직 음악도, 인생도, 배울 것이 많은 네 명의 ‘트롯맨 F4’가 ‘레전드’ 등에게 음악, 그리고 삶과 철학이 모두 담긴 의미 있는 수업을 받으며 ‘국민 가수’로 거듭나기 위해 배움을 거듭한다. “페이크 다큐처럼 콩트도 섞여 있는, 약간의 시트콤 같은 분위기에요. 트롯맨들이 상황극 같은 것에 도전하니 굉장히 신선했어요. 또 레전드 분들께서 말씀하시는 지름길이나, 돌다리 혹은 자갈밭이었던 인생 역정을 듣고 배우며 선배들의 사랑으로 가슴을 채워갑니다. 다만, 민호형님이 학생으로 나오는데 선생인 제가 자꾸 존대가 튀어나와서…. 하하.” 장민호는 붐이 아이돌로 데뷔했을 때 우상처럼 바라봤던 이였다. 고생했던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젠 장민호의 눈빛만 봐도 따뜻함을 느낀단다. “형이 걸어들어오는 모습만 봐도 비타민 드링크 한 잔 마신 것 같은 힘이 나요.”
말재간에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자부하는 붐이지만, 그에게도 트롯맨들과의 경험은 스스로에게 '성장 드라마'다. "MC 성주형님에겐 멘트 정리정돈 방식을 배우고 있어요. 너무 재미로만 갈 수 있는 부분을 탁탁 짚어주시며, 'MC는 뭔가 주제를 던져주며 이 프로그램을 왜 하는 지 시청자한테 자꾸 알려야 한다'는 걸 깨우치게 하셨지요. 또 이찬원씨는 제가 갖지 못한 조리 있는 말솜씨가 돋보이더군요. 마이크를 넘기면 당황할 법도 한데 핵심 포인트를 딱 얘기하는데, 이러다 MC자리 뺏기겠다는 생각에 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번쩍 들게 해요. 이런 게 산교육이지요. 하하."
과거 각종 구설로 방송을 쉬게 되면서 그토록 불행했던 시간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굴었던 과거를 반성하며, 저를 더욱 채찍질했지요. 방송을 해야 행복한 저를 발견했으니까요. 스타를 더욱 빛나게 하는 곳이라면 언제든 있는, 쉐끼루 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