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리나라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13억달러(약 1조5900억원)를 제시한 가운데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7일(현지 시각) "13억달러는 최종 제안(final offer)"이라고 재차 공식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날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상당한 돈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분담금 증액을 기정사실화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한국에 13억달러를 제안했는지에 대해 "그렇다. 13억달러"라고 말했다. 이어 당초 미국이 제시했던 수준인 50억달러와 비교하며 "꽤 합리적이고 최종 제안"이라고 했다. 그는 또 "우리는 너무 많이 내렸다"며 "그런데 한국 정부는 무엇을 했나. 아무것도 (안 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제시했던 50억달러에서 크게 내렸는데 한국 측은 13% 증액안만 고수하고 있다고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사우디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철수와 관련된 질문에 답하다 갑자기 한국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꺼냈다. 그는 "한국은 우리에게 상당한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며 "우리는 매우 많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13% 인상안에서 바뀐 것은 없다"며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이미 외교부 협상팀 손을 떠났고 청와대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미측의) 합리적이지 않은 요구를 우리가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듯한 협상을 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는 게 청와대의 기본 인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