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록다운(봉쇄·이동 제한)이 해제된 이후의 경제 상황을 '90% 이코노미(경제)'라고 표현했다. 경제가 다시 재개되더라도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의 완전한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최근 록다운을 해제한 중국의 상황이 단적인 예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공장이 돌아가고 거리에도 사람이 넘쳐나지만 지하철과 국내선 항공 이용률은 3분의 1 줄었고, 소비자 지출도 40% 감소했다. 경제 재개 이후에도 재정난과 코로나 2차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소비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90% 이코노미의 가장 큰 원인은 '불확실성'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밝혔다. 완치 판정을 받더라도 재감염 위험은 없는지, 향후 백신이나 치료법 개발이 가능한지, 2차 확산 우려는 없는지 등이 아직 미궁 속에 있어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에선 일부 주(州)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고 있지만, 미국인의 3분의 1은 여전히 쇼핑몰 방문이 불안하다고 답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좀처럼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자금난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조사에 따르면, 미국 중소기업의 3분의 2가 3개월 내에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답했다. 영국에선 임차료를 내지 못한 세입자 비율이 30%포인트 상승했다.
이코노미스트는 90% 이코노미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산업에서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업률도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미 유럽의 경제 대국(독일·영국·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5곳에선 전체 노동력의 5분의 1에 달하는 노동자 3000만명 이상이 국가로부터 급여를 지원받고 있다.
90% 이코노미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회에는 불평등에 따른 분노가 팽배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우려했다. 연간 2만달러 미만을 버는 미국인은 8만달러 이상을 버는 미국인보다 직업을 잃을 가능성이 두 배나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