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이용수(92) 할머니와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전 대표 간의 30년 동반자 관계가 돈과 정치 문제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 전 대표는 8일 "2015년 한·일 합의로 박근혜 정부가 받은 10억엔에 대해 이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져 있다"며 "다른 할머니들은 10억엔 받는 걸 알고 있었는데 당신만 몰랐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씨는 전날 "위안부 단체에 이용당했다"며 위안부 성금·기부금 사용 불투명성을 비판했다. 하지만 정의기억연대는 이씨에게 지급된 1억350만원 영수증을 공개하며 이를 부인했다. 시민당 우희종 대표도 "(시민당 공천에서 탈락한) 할머니 주변 분에 의해 기억이 왜곡된 것 같다"고 했다.

여권은 그동안 "이 할머니의 기억은 뚜렷하다"고 강조해 왔다. 이번에 이씨가 윤 당선자 등을 비판하자 기억력 문제로 몰아간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 할머니를 떠받들던 여권이 불리한 폭로가 나오자 표변했다"는 말이 나왔다. 두 사람은 1992년 처음 만나 '위안부 문제 해결' 활동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