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간호사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성남시의료원이 이 간호사의 확진 사실을 13시간 동안 모르고 제대로 초동조치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병원의 방역 조치와 역학 조사 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정식 개원을 미루고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성남시의료원.

성남시의료원 간호사 A(26·성남시 수정구 수진동)씨는 연휴기간이던 지난 2일 새벽 서울 이태원의 주점에 다녀왔다고 진술했다. 이 때문에 ‘용인 66번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8일 성남시에 따르면 A씨는 6일부터 목 간지럼 증상이 나타나자 7일 오전 9시 28분쯤 자신이 일하는 성남시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관할 수정구보건소는 이날 오후 6시쯤 성남시의료원에 확진 판정이 나왔다는 결과를 통보했다.

그러나 의료원은 다음날인 8일 오전 7시쯤이야 A씨의 확진 판정을 인지했다. 또 뒤늦게 이 간호사가 일했던 수술실을 폐쇄하고 마취과 의사 5명 등을 격리하고 검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역학조사관의 동선과 접촉자 파악도 그만큼 늦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까지도 성남시 홈페이지에는 A씨의 동선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8일 오후 현재 성남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A씨의 동선.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

특히 A씨는 지난달 말까지 의료원 9층 코로나 환자 격리병동에도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휴 기간인 1일부터 5일까지 휴무를 한 뒤 6일 출근해 3층 수술실에서 근무했다. 현재 격리병동에는 코로나19 환자 9명이 입원 치료 중이다.

성남시가 설립한 공립 의료기관인 성남시의료원은 지난 3월 17일 정식 개원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개원을 연기하고 병실을 코로나 환자를 위해 가동해왔다.

이에 대해 성남시의료원은 7일 오후 보건소로부터 간호사 확진 판정을 통보받은 진단의학검사실 직원이 입원 중인 코로나 환자로 착각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7일 검사를 받은 뒤 모텔에서 머무르며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고 의료원은 밝혔다. A씨는 8일 수원의료원으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