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포함해 대부분의 생물은 자손을 보호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자식을 먹어치우는 매정한 생물이 발견됐다. 빗해파리(Mnemiopsis leidyi) 이야기다. 덴마크 남부 대학교 연구진은 7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빗해파리는 생김새 때문에 바다의 호두라고 불리곤 한다. 원래 서식지는 미국 동부 해안이지만, 1980년대 유럽 해역까지 확산해 물고기를 먹으며 해양 생태계 혼란을 초래했다.
◇늦여름에 새끼 많이 낳는 빗해파리
연구진은 ‘왜 빗해파리는 새끼가 겨울을 나기 어려운데도 늦여름에 엄청난 수의 새끼를 낳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했다. 이에 연구진은 2008년 8~10월 매일 독일 킬 지역에 있는 빗해파리를 수집해 관찰했다.
그 결과 빗해파리의 개체 수는 9월 초 가장 많았다. 빗해파리는 번식력이 강해 2주 동안 1만2000개의 알을 낳는다. 그러나 9월 초부터 성체 해파리의 먹이가 감소했지만, 오히려 새끼가 줄어들고 성체 빗해파리만 늘어났다.
◇먹이 부족한 겨울 나기 위해 새끼로 영양분 축적
연구진은 성체 빗해파리의 뱃속에서 새끼를 발견했다. 분석결과 새끼를 먹어서 얻는 영양소는 일반적인 먹이보다 적지만, 빗해파리의 수명은 2~3주 더 지속하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새끼를 섭취함으로써 겨울을 나기 위한 영양분을 축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먹이가 부족해도 빗해파리가 유럽 해역에서 번성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