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

조국 전 장관이 딸 조민씨와 친구들이 인턴확인서를 발급받은 2009년 서울대 공익인권법 센터 주최 학술대회를 직접 기획한 정황을 보여주는 이메일이 공개됐다. 조 전 장관은 딸과 그 친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국제심포지움을 개최할 건데 두 사람이 인턴십 활동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9월 6일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제가 관여한 바 없다”고 했던 조 전 장관 발언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5-2부(재판장 임정엽)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 검찰은 조 전 장관이 2008년 10월 30일 딸 조민씨와 단국대 장영표 교수 아들 장모씨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7개월 뒤인 2009년 5월 15일 서울대 공익인권법 센터가 주최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학회에 관한 내용이다. 검찰이 공개한 이메일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민 장**앞
지금 SAT준비, 내신 준비 등으로 정신 없이 바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겨울 방학이 되어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동아리 활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내 생각으로는 두 사람이 겨울 방학 동안에 사형 폐지 운동, 탈북 청소년 돕기 운동 두 가지에 집중하여 활동을 하면 좋겠습니다"

검찰은 이를 장씨에게 보여주며 확인했다. 장씨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이메일 내용을 추가로 제시했다. “내가 내년 상반기에 아시아지역 사형 현황에 대한 국제 심포지움을 개최할 건데 여기서 두 사람이 인턴십 활동 하도록 조치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장씨는 “인턴활동을 하라는 말은 들은 적이 없고, 세미나에 참석하라는 연락만 받았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6일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에 대해 “제가 관여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권동아리에 아이들(조민과 친구들)이 속해 있고 아이들이 센터 직원에게 직접 연결해서 국제심포지엄에 참여한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 딸 조민씨도 지난해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인턴 활동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으며 홈페이지 공고를 보고 지원 후 인터넷에 학회 시간표가 게시됐는데 거기서 아버지 이름을 처음 봤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 또한 검찰에서 “우리 애가 알아서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공개된 이메일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이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를 독려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