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은 이제 귀하신 몸이 됐고, 돼지갈비는 남아돌아요. 돼지갈비 들여가요." 6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정육점 직원은 이렇게 말하며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이 정육점에서 100g에 삼겹살은 2134원, 돼지갈비는 1050원에 팔리고 있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삼겹살은 약 10% 올랐고, 돼지갈비는 15% 정도 내렸다. 일반적으로 돼지고기 값은 부위에 관계없이 비슷하게 움직인다. 이번에 삼겹살과 돼지갈비의 신세는 왜 이렇게 갈린 것일까?

삼겹살과 돼지갈비 가격 등락을 가른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게 유통업체와 외식업계의 분석이다. 회식 메뉴의 대명사 '돼지갈비'는 코로나 사태 이후 소비가 급감했지만, 집밥 메뉴로 사랑받는 '삼겹살'은 수요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삼겹살 재고량은 올해 1월보다 8.8% 줄었는데, 돼지갈비는 49.8% 늘어났다.

◇업(up): 계란·삼겹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식품 소비 패턴을 바꿔놓으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재택근무·개학 연기로 외식·급식 시장이 움츠러들고, 집밥 수요가 폭발하면서 품목별 물가 동향이 엇갈린다.

집밥 열풍에 가장 인기인 품목은 계란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계란(특란 30개·중품) 소매가는 541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올랐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산란계 마릿수가 작년보다 줄고, 집밥 수요가 늘어 계란 값이 이달에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정용 계란 수요가 늘자 프리미엄 제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최근 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식품관에서 한 알에 1600원짜리 '토종닭 계란'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계란이 황금알이 됐다'며 '코로나 에그플레이션(egg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고기 중에선 삼겹살·목살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다. 6일 국산 냉장 삼겹살(100g·중품) 가격은 2134원으로 1년 전보다 9.8% 올랐다. 목살(100g·중품)은 2053원으로 1년 전보다 10.1% 비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축산물 중에서 코로나 사태에 특히 돼지고기 삼겹살·목살의 가정 내 소비가 늘었다"며 "반면 돼지갈비나 소고기는 외식이 줄면서 재고량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다운(down): 우유·광어·대게

코로나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상품도 있다. 지난 2월부터 대형마트 업계는 1년에 한두 차례 벌이던 우유 할인 행사를 격주에 한 번꼴로 열고 있다. 개학 연기·온라인 수업으로 지난 3~4월 동안 급식 우유를 납품하지 못한 우유 업체들이 재고 1만여t을 떠안은 채 발을 구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급식 우유 시장의 절반가량을 점유한 서울우유는 160억~200억원대, 30%를 차지하고 있는 남양유업은 90억원대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우유 할인 행사를 계속해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에 횟집 매출이 폭락하자 '국민 횟감' 광어는 12년 새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제주산 광어의 평균 산지 가격은 1㎏당 776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낮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는 "이는 2008년 12월(7526원)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라고 했다.

인기가 좋은 '갑각류'는 코로나 반짝 세일로 시장에 풀리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중국으로 갈 예정이던 러시아산 킹크랩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당 7만~8만원이던 가격이 5만원대로 떨어졌고, 지난달에는 영덕·울진 대게 축제 취소로 러시아산 활대게가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