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미 백악관의 코로나 대응 전략팀(코로나 TF팀)이 곧 해산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코로나 TF의 일을 아마 다른 그룹으로 옮길 것"이라며 "나라를 열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F 팀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와 관련해 5월 말쯤에는 모든 상황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하루 확진자 2만명 이상, 사망자 2000명 가까이 나오는 상황에서 나온 발표라 반발이 크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전염병이 여전히 활개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때문에 TF 가동을 중단하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 1월 말 코로나 TF가 처음 결성될 때부터 말이 많았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 외에는 전염병과 관련한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팀원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측근 장관 혹은 백악관 직원들이었다. 보여주기식 TF, 재선용 TF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열리던 코로나 TF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잘 준비돼 있다, 걱정 말라"고 호언장담했다. 전 세계 확진자가 10만명, 사망자가 8000명이었을 때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 사태를 선포할 즈음인 지난 2월 말에야 코로나 TF는 트럼프에게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고 처음 조언했다. 이때서야 펜스 부통령을 TF 팀장으로 임명하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에이즈 퇴치 운동을 벌였던 데버라 벅스 박사를 합류시켰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두 시간에 달하는 코로나 브리핑을 TF 팀원들과 함께 진행했지만, 코로나에 대한 정확한 분석보다는 홍보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WP에 따르면 TF는 미국 사망자가 4만명이 넘은 지난 4월 중순까지도 주요 의료 물품 수입 방안이나 격리 해제에 대한 아무런 대비책을 세우지 않고 있었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는 120만명, 사망자는 7만명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