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 충격으로 미국에서 약 2000만개 일자리가 지워졌다. 미국 취업 시장에서 서울 인구의 두 배 정도 되는 취업자가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미국 민간 고용정보업체인 ADP (Automatic Data Processing)가 6일 발표한 고용 통계에 따르면 미 취업자 수(농업 부문 제외)는 4월에 전월 대비 2023만6100개 감소했다. 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5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과거 최대 감소치의 24배가 넘는다. 이전 기록은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3월로 취업자가 83만명 감소했었다. 더 오래전부터 집계한 미 노동부 고용통계 기록 기준으로도 취업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때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11월, 마이너스 196만명이었다.

ADP 고용통계는 미 정부(노동부)가 발표하는 고용 통계보다 이틀 앞서 발표된다. ADP·정부 두 통계 모두 설문을 토대로 한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ADP 고용통계가 노동부 통계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왔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ADP 고용 통계를 주목해왔다.

코로나로 미 실업자가 이전엔 본 적 없는 막대한 수준으로 계속 불어나면서 실업 관련 여러 통계는 계속 역대 기록을 경신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 활동 중단으로 미 4월 실업률(8일 발표) 역시 이전 최고치(1982년 11%)를 넘어서는 약 16%를 기록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고용통계상 '취업자 수'는 전체 고용 시장에서 실업으로 빠져나간 사람(마이너스)과 새로 취업한 이들의 수(플러스)를 합쳐 산출한다. 새로 취업한 사람 수는 고려하지 않고, 순수하게 일자리를 잃은 사람만 집계하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에 따르면 코로나 경제 충격이 미국에서 본격화한 3월 중순 이후 6주 동안 미국에서 약 30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ADP 연구소 아후 일디르마즈 소장은 "지금까지 이 정도 규모로 취업자 수가 줄어든 적은 없었다"며 "4월 한 달 동안 사라진 일자리가 1929년 대공황 기간 내내 감소한 전체 일자리의 두 배 수준일 정도로 지금 미국의 고용 시장이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