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이 발간한 영어 교재에 "대기업으로부터 물건을 사면 여러분은 소수의 수중에 있는 부와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지문이 실렸다. 여기에 이어질 적절한 문장이라며 "프랜차이즈 기업은 흔히 더 작은 규모의 지역 업체로부터 (소비자가 지출하는) 돈을 직접 가져간다"고도 했다. 이 교재는 EBS가 2021학년도 수능용으로 50만 수험생에게 파는 책이다.

시장경제에서 기업의 위법·부당 행위는 제재받아야 한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막론하고 그렇다. 그런데 EBS가 실은 지문은 무턱대고 대기업을 적대시하고 배척하는 내용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대기업 제품을 일절 쓰지 않는 국민이 얼마나 있겠나. 나머지 국민 전체가 소수의 부와 권력을 지원하는 것인가. 아무런 논리도 없는 유치한 주장을 고3 학생들에게 제시하고도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어떻게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나.

근래에 TV·라디오 방송의 정부·여당 편들기와 편향된 보도는 그칠 줄을 모른다. EBS도 예외가 아니다. 여당 정치인만 출연시켜 그들의 활동을 홍보하는 정치 편향적인 시사 프로그램을 방영하는가 하면 과거 정부에 대해선 비난 일색의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북한 김정은을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지도자' '세계 최연소 국가원수'라고 미화하며 그의 얼굴과 몸통을 조립하는 어린이용 교구를 제작·판매해 논란을 일으킨 것도 EBS였다. 한국의 교육 권력은 전교조 세력이 장악한 지 오래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는 북한 정권의 3대 세습, 인권 문제는 모조리 빠지고 '대한민국은 한반도 유일 합법 정부' 표현도 사라졌다. 좌파 교육감들은 한국사 교재에서 '자유민주주의'도 삭제했다. 앞으로 EBS에서 이보다 더한 내용도 등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