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렸던 크리스 쿠오모(49) CNN 앵커와 미국의 코로나 대응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79)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생방송에서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파우치는 쿠오모가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매일 밤 개인적으로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쿠오모는 지난 3월 31일(현지 시각)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은지 35일 만인 4일 스튜디오 방송에 복귀했다. 그는 확진 이후 자가 격리하며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CNN 뉴스 프로그램인 ‘쿠오모 프라임 타임’을 진행해왔다. 쿠오모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밤 스튜디오에 돌아왔습니다”고 활짝 웃는 자신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쿠오모는 파우치 소장을 연결해 미국 정부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과 관련 정책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약 11분간 진행된 인터뷰가 끝날 무렵, 쿠오모는 파우치를 향해 “35년 정도 당신을 알아온 내 경험에 따르면, 당신은 엉망인 정치인이니까 정치 얘기는 그만하자”며 “당신은 거의 매일 밤 11시 너머까지 내 쇼가 끝날 때를 기다렸다가 나한테 걱정스럽게 전화해서 나와 가족이 괜찮은지 물었다. 왜 그랬나”고 물었다. 파우치가 코로나에 감염된 쿠오모에게 매일 밤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는 것이다.
쿠오모가 어린 시절부터 그와 친분을 쌓았던 파우치는 그가 순전히 “너무 아파 보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시청자들은 당신(쿠오모)이 정상적으로 방송을 진행하려고 얼마나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버티고 있는지 몰랐을 것”이라며 “방송이 끝나고 밤 11시반쯤에 당신은 녹초가 됐고 난 걱정스러웠다”고 했다. 쿠오모가 회복 중에도 발열, 몸살 등 증상을 보여 상황이 더 악화될까봐 우려했다는 것이다.
둘은 오랜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파우치 소장과 쿠오모 가문 모두 이탈리아계 후손이다. 크리스 쿠오모 앵커는 최근 코로나 대처로 유력 차기 대선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앤드루 쿠오모(62) 뉴욕 주지사의 동생이다. 둘은 뉴욕 주지사를 다섯 차례나 지낸 유명 정치인 마리오 쿠오모의 아들이다. 뉴욕에서 태어난 파우치는 로널드 레이건 정부부터 도널드 트럼프 정부까지 6명의 대통령을 보좌했고,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최고 권위자로 불린다.
쿠오모는 이날 방송에서 파우치에게 대여섯번이나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방송에서 당신과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시청자들이 토니(앤서니의 애칭) 파우치가 어떤 인물인지 정말로 알았으면 좋겠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이 당신을 믿는 이유는 TV에 출연해서도 아니고, 과학계에 30년 몸담았기 때문도 아니다. 당신이 머리와 가슴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쿠오모는 앞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앓으면서 3일만에 몸무게 13파운드(5.8㎏)가 빠졌다고 밝혔다. 그는 발열과 두통 증세와 함께 “문자 그대로 왼쪽 눈에 안압이 느껴져서 좀 흐리게 보이고 코쪽에 바이러스의 증상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쿠오모의 아내 크리스티나(50)와 아들 마리오(14)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당시 “마음이 찢어진다. 가장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던 일이 일어났다”며 “(코로나가) 우리 가족을 속까지 흔들어 놓았다”고 했다. 쿠오모는 지하실에서 격리 생활을 하며 조심했으나, 아내와 아이들의 집 안에서의 왕래는 자유로웠다고 미 주간지 피플은 전했다.
다행히 쿠오모의 아내는 비교적 약한 증상을 보이며 빠르게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오모의 두 딸 벨라와 캐롤라이나는 코로나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