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장거리 스텔스 폭격기 훙-20 상상도.

중국이 올해 안에 장거리 스텔스 전략폭격기 '훙(轟·H)-20'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한반도와 호주·일본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홍콩 언론이 4일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경우 중국이 올 11월 열리는 주하이 에어쇼에서 훙-20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훙-20은 중국이 개발 중인 차세대 전략폭격기다. 중국군은 2016년 "차세대 장거리 폭격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개발 사실을 처음 공개했지만 외관이나 제원은 알려져 있지 않다.

훙-20은 현재 중국이 운영하고 있는 '훙-6' 계열 장거리 전략폭격기와 달리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출 전망이다. 현재 스텔스 전략 폭격기를 운영하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미국은 '하늘의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B-2 전략폭격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B-21 전략폭격기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해 "개발 중인 훙-20 스텔스 전략폭격기는 미국의 B-2에 비견되며 (미·중) 격차를 메울 것"이라고 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훙-20은 20t의 무기를 싣고 8500~1만2000㎞를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중 연료 보급 없이도 중국 본토에서 미국령 괌(3100㎞)을 왕복할 수 있다. 공중 발사 미사일을 장착할 경우 공격 범위는 훨씬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는 훙-20이 핵무기를 나르는 기능 이외에 정찰 기능을 갖출 수 있으며 2025년 본격 생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이 훙-20을 공개할 경우 한반도와 호주, 일본 등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훙-20이 실전 배치될 경우 중국이 3대 핵 전력을 모두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3대 핵 전력은 지상 배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잠수함, 전략폭격기다. 중국의 주력인 훙-6 계열 전략폭격기의 경우 구소련 폭격기에 기반해 개발돼 미군에 비해서는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이 훙-20을 공개할 경우 제공권을 확보하려는 미·중 간 경쟁도 심해질 전망이다. 중국은 아시아 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Z)-20'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 미군도 이에 맞서 F-35 스텔스 전투기의 한국·일본 배치를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