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의 코로나 책임론 공방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 시설이다. 우한에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우한국가생물안전실험실이 있다. 1956년 설립된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중국과학원 산하 연구 기관이고, 우한국가생물안전실험실은 2015년에 우한바이러스연구소 분원에 문을 연 아시아 첫 번째 P4(Protection Level 4) 실험실이다. P4는 사스 등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를 다루는 실험실을 뜻한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개관 당시 4층 건물에 3개 세포 실험실, 2개 동물 실험실, 1개 동물 해부실을 갖춰 '중국 전염병 연구의 모함(母艦)'이라고 불렀다. 초기 코로나 환자가 집중됐던 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져 있다.

우한의 한 실험실.

코로나 우한 실험실 기원론은 1월 말부터 미국 보수 언론·정치인이 처음 제기했다. 워싱턴타임스는 1월 26일 전직 이스라엘 정보 장교를 인용해 우한국가생물안전실험실이 중국의 생물학전(戰) 프로그램과 연계됐다고 주장했다. 코로나가 중국이 만든 바이러스일 수 있다는 취지다. 중국 일부 네티즌도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최초 환자가 나왔다는 주장, 바이러스 전문가가 아닌 30대 여성 소장이 연구소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했다.

뚜렷한 증거가 없어 소강상태를 보였던 논란은 4월 들어 미국 정보기관들, 관료들이 나서면서 되살아났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14일 미국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우한 실험실 관리 부실로 인한 바이러스 유출 가능성을 보도했다. 중국은 논란이 시작된 지 3개월 만에 반박에 나섰다. 우한국가생물안전실험실 위안즈밍(袁志明) 주임은 4월 21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에 대해 "어떤 근거도 없는 완전한 추측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퇴직자를 비롯해 누구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