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국 정부 최고위 인사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놓고 '중국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가운데, "중국이 사태 초기 마스크 등 의료장비를 확보해 자국 내 코로나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코로나 감염증의 심각성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3일(현지 시각) AP통신은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지난 1일 펴낸 4쪽짜리 정보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기밀서류가 아니지만, '공적 용도로만 사용할 것'이 명시돼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DHS는 보고서에서 중국 지도자들이 지난 1월 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심각성을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감염증의 전염성에 대해 WHO(세계보건기구)에 보고하는 것도 늦췄다는 게 DHS의 주장이다.

DHS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이 기간 마스크와 수술용 가운·보호장갑 등 의료장비의 수입을 늘리고 수출을 줄였다. DHS는 중국이 의료장비의 수출을 제한한 점을 부인하고, 무역 관련 자료 제출을 늦추는 방법으로 이런 사실을 은폐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DHS는 '수출입 동향이 정상 범위 밖에 있었을 가능성이 95%'라는 분석을 토대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 ABC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 감염증이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상당한 양의 증거'가 있다고 했다. 다만 중국이 의도적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렸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코로나가 발원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증거를 봤다"면서도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