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을 끝내는 호루라기가 울리자, 마이크를 든 리포터가 헐떡이는 선수에게 다가가 묻는다. "조금 전엔 왜 그런 실수를 하셨죠? 후반전에는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머지않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 때 볼 수 있을지도 모를 '하프타임 인터뷰' 장면이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2일 EPL이 방송사들의 중계권료 환불 요구를 무마하기 위해 혁신적인 방안을 찾고 있으며, 여기엔 취재진이 경기 중 선수와 감독을 인터뷰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EPL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2019-2020시즌을 92경기 남겨두고 중단됐다. 만일 이대로 시즌을 취소하면 방송국들에 7억6200만파운드(약 1조1660억원)를 돌려줘야 할 수 있다. 가까스로 리그를 재개하더라도 환불을 요구당할 여지는 있다. 현재 EPL은 6월 13일에 리그를 다시 시작해 7월 26일까지 경기장 8~10곳에서 무관중 경기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텔레그래프는 "관중 없는 경기는 중계권 계약을 맺을 당시 '상품'과는 다르기 때문에 방송국들이 이걸 빌미로 배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PL은 이런 사정 때문에 '추가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심 중이다. 여기엔 경기 도중 벤치 코치진과 교체 선수들, 하프타임 때 경기를 뛴 선수들 인터뷰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텔레그래프는 "BT스포츠는 이미 럭비 경기 중 벤치에 있는 코치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며 "다만 이런 변경을 하려면 클럽과 감독들의 동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EPL은 이 밖에 무관중 분위기를 지우기 위해 카메라 위치를 낮추고 경기장을 더 가까이 찍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