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라면 어떻게 할까(What Would Steve Jobs Do)?’ 이 책 저자 피터 샌더는 경영자라면 누구나 탐낼 잡스의 ‘혁신 꿀팁’을 소개합니다. 한편 애니메이션 ‘도리를 찾아서(Finding Dory·사진)’는 이걸 화두로 던집니다. ‘도리라면 어떻게 할까(What would Dory do)?’ 도리는 모험심 많은 블루탱입니다. 과연 도리와 혁신가 잡스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고아 도리는 상상력과 실행력이 뛰어납니다. 문제는 무슨 기억이든 10초 안에 까먹는다는 것. 그런데도 망망대해를 건너려 합니다. 목표는 잃어버린 부모 찾기. 목적지는 캘리포니아 아쿠아리움. 거기서 태어났다는 걸 기억해낸 건데요, 친구들이 돕겠다고 나섭니다. 촉수 한 개가 없는 문어, 지느러미가 짝짝이인 흰동가리. 머리 다친 흰돌고래 등입니다. 뿔뿔이 흩어져 바다와 아쿠아리움을 넘나들며 모험하다가 난관에 부딪히면 이들이 꼭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도리라면 어떻게 할까?'

샌더의 책에 이런 꿀팁이 있습니다. '틀을 깨는 혁신가를 발굴하라(Find rule-breakers).' '조직은 '넌 못해' 하는 말을 욕이라고 여기는 이들로 채워라(Create an environment filled with people who consider "can't" a bad word).' 도리가 '틀 깨기'를 즐기고, '넌 못해' 하는 소릴 들으면 질색한다는 걸 깨닫자 친구들이 도리를 롤모델로 삼아 변화합니다. 이들이 짜는 기막힌 상봉 작전과 그걸 실행하는 모험담은 가려둡니다.

도리는 길을 잃었을 때 뭘 해야 할지도 기억해냅니다. "조개껍데기들을 따라가렴(Follow the shells)." 어릴 때 부모가 가르쳐준 대로 바다 밑바닥을 수색하던 도리가 찾아냅니다. 자식에게 '넌 못해'란 말은 절대 안 했던 부모가 어린 딸이 틀림없이 집을 찾아올 거라 믿어 만든 활주로 모양 길입니다.

끝엔 냇 킹 콜 명곡 ‘언포게터블(Unforgettable)’이 흐릅니다. 노랫말을 음미하며 듣다가 상상해봤습니다. ‘잡스를 향한 그리움을 표현해보려고 제작진이 각별하게 선곡한 노래가 아닐지.’ 이 영화 제작사 ‘픽사(PIXAR)’를 잡스가 세웠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