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택근(40)이 프로야구 연습 경기 마지막 날 지난 1년간의 공백을 날리는 한 방을 터뜨렸다.

이택근은 1일 SK와 벌인 인천 원정 경기에서 솔로 홈런을 쳤다. 3-0으로 앞선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투수 박종훈(29)이 던진 시속 119㎞짜리 커브를 받아 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 올해 연습 경기 첫 홈런이었다.

18년 차 이택근은 2015년에 후배 선수를 폭행했다는 사실이 2018년 말 뒤늦게 드러나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3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자숙의 시간을 포함해 지난 시즌은 통째로 날렸다. 5억원이었던 연봉은 2020시즌 5000만원으로 줄었지만, 스프링캠프에서 땀을 흘리며 재기를 노렸다. 이택근은 경기 후 "야구가 그리웠다. 소중함도 알게 됐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5대3으로 이긴 키움은 연습 경기 2패 후 4연승을 달렸다.

이날 광주와 부산에서도 '부활포'가 터졌다. KIA 나지완(35)은 NC와 벌인 광주 홈경기에서 4회 2점, 6회 1점 등 대포 2방을 쏘며 팀의 4대0 승리를 이끌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홈런을 20개 이상 친 나지완은 지난 시즌 타율 0.186, 홈런 6개로 부진했다. 신임 맷 윌리엄스 감독의 인정을 받아 이번 연습 경기에 꾸준히 4번 타자 임무를 맡았지만 이날 전까지 안타 2개(타율 0.143)에 그쳤다. 홈런 2개로 갈증을 씻은 나지완은 "간절하게 준비한 만큼 올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삼성 김동엽(30)은 부산 롯데전에서 팀이 0-1로 뒤진 2회초 2점 홈런을 신고했다. 2018년 SK 시절 27홈런을 기록한 그는 삼성으로 이적한 작년엔 6홈런에 그쳤다. 삼성이 올해 중위권 진입을 노리려면 김동엽이 타선에 중량감을 더해야 한다. 삼성은 롯데에 7대8로 졌다. KT는 수원에서 한화를 맞아 난타전 끝에 15대13으로 승리했다. 강백호(21)와 유한준(39)이 나란히 3점 홈런을 날렸고, 오태곤(29)이 2점포를 뽑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