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피셔피셔 인베스트먼트 회장

한국은 선제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성공적으로 둔화시킨 나라다. 반면 한국 기업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 한국 주요 무역 상대국인 미국·유럽이 추락하고 있고, 아시아에서도 코로나 공포는 아직 진행형이다. 한국은행 3월 기업실사지수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비관적이다.

두려워할 필요 없다. 주식시장 전망을 지금 겪는 고통과 결부시키지 말란 얘기다. 워런 버핏은 "다른 사람들이 욕심을 부릴 때는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는 욕심을 부려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과거엔 전염병이 퍼져도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다르다. 역학 통계로 설명할 수 없다. 기업과 정부, 학교와 각종 기관이 전례 없는 반응을 보여 경제가 압박받고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강력한 차단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내수 위축과 수출 감소로 경제 하락세가 완연하다. 3월 수출은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연초 수출 증가분에 힘입어 감소 정도가 다소 둔화된 것처럼 보이나 전 세계 상황을 볼 때 심각한 경기 위축은 다시 나타날 것이다.

이 때문에 투자에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렇지만 시장은 항상 호황기를 예상하지 못할 때 호황기 가격을 설정한다. 버핏이 간파한 건 이 지점이다. 물론 단기 예측을 함부로 하는 건 어리석어 보인다. 코로나19 때문에 얼마나 더 오래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지 모르며,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상황에서 저점 시기를 예측한다면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두 가지는 분명하다. 서구에서도 중국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한다면 미국과 유럽은 몇 주 내에 정상을 회복할 수 있다. 억눌렸던 수요가 다시 증가하면서 한국 수출은 다시 활기를 찾고 주식시장은 예상보다 빨리 신고가를 경신할 것이다. 코로나 영향이 잦아들지 않는다면 더 심각한 장기 침체가 이어지고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도 버핏의 조언은 유효하다. 하락 장세에서 저점은 V자 형태이거나 W자 또는 삐뚤어진 W자 모양을 형성할 수 있다. 다만 저점이 어떤 형태를 보이든, 패닉 상황이 끝난다면 12~18개월 후 주가는 놀랄 만큼 크게 상승할 것이다. 저점이 언제 올지 연연해 하지 말고, 저점 이후 찾아올 호황기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저점을 기다리며 머뭇거리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 있다.

'펠츠먼 효과(Peltzman Effect)'는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펠츠먼 효과는 한 가지 위험 때문에 예방 조치를 취하면 다른 유사한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을 가리킨다. 한국은 지난 2018년 독감과 폐렴으로 2만4000명이 사망했다. 독감과 폐렴도 코로나19처럼 전염됐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 차단 노력에 힘입어 독감·폐렴 사망은 감소하고 있다. 2월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금 주식시장은 세계경제 숨통을 조이는 경제 활동 제한 조치에 반응하면서 급격하게 떨어졌다. 주식시장이 경제 마비 영향을 올바르게 예측한 셈이다. 이런 제한 조치를 제하고 나면 경제적으로 다른 치명적인 문제는 없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려면 백신이 개발되어야 한다. 시간은 걸릴 테지만 백신은 개발될 것이다. 시장은 항상 그렇듯 백신을 개발하기 전에 미리 가격을 설정한다.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하면 경제가 지표상으로 좋지 않더라도 주가는 치솟을 것이다. 주식시장은 전통적으로 분명한 상승 신호탄이 발생하기에 앞서 크게 상승했다. 구체적 여건은 달라도 버핏의 충고는 유효한 게 그런 이유다. 앞으로 몇 주가 고비다. 지금은 영원히 암흑 속에 있을 것 같지만 밝은 미래는 온다. 경제·사회적 제한 조치로 눌렸던 시장은 머지않아 눌렸던 용수철이 튀어오르듯 해제될 것이다. 두려운 시기지만 동시에 욕심을 부려볼 만한 때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