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Gilead Sciences)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이었지만 코로나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최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시험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포스터시에 본사를 둔 길리어드는 세계 최초의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회사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신종플루는 타미플루 덕분에 지금은 가벼운 독감 정도로 관리되고 있다.

길리어드는 1987년 작은 벤처회사로 시작했다. 모기에 물려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은 29세의 의사 마이클 리오던이 직접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창업 27년 만인 2014년 매출 248억9000만 달러(약 28조원)를 기록하면서 처음 세계 10대 제약사에 진입했다. 그해 155년 역사의 제약사 화이자를 제치고 미국 처방약 매출 1위 기업에도 오르기도 했다.

길리어드는 창업 후 줄곧 바이러스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매달렸다. 타미플루 외에도 에이즈·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 등이 길리어드에서 탄생했다. 하보니는 2015년 16조원어치가 팔리면서 그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의약품이었다.

길리어드는 소수 정예를 표방한다. 1인당 매출은 제약업계에서 압도적 1위다. 약품 생산의 3분의 2를 외주로 돌리고, 회사 전체가 오직 신약 개발을 위한 과학 연구에 몰두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길리어드는 신약 기술 확보를 위해 과감한 인수·합병(M&A)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10번 이상의 M&A를 성사시켰다. 2012년엔 전년 매출(83억 달러)보다 많은 112억 달러(12조7000억원)를 투자해 ‘파마셋’을 인수했다. 무리한 투자라며 주가가 폭락했지만, 결국 C형 간염 치료제 개발로 이어져 회사를 급성장시켰다.

한국 제약사들도 길리어드를 롤모델로 삼는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2015년 6조원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에 성공한 뒤 “길리어드는 신약 개발로 번 돈을 다시 과학 연구에 투자해 세계 10대 제약사로 성장했다”며 “우리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길리어드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지난해 60~7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던 길리어드 주가는 올들어 급등세다. 29일(현지시각) 길리어드 주가는 5.68% 오른 83.14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30% 가까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