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 가속기 조감도.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부지 선정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6조원대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자체는 전담팀을 꾸려 유치전에 화력을 쏟아 붓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오늘 오후 6시까지 방사광 가속기 부지 선정을 위한 유치 계획서 마감 결과 나주(전남), 오창(충북), 춘천(강원), 포항(경북) 등 4개 지자체가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1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평가위원회가 심사를 한다. 다음달 6일 4개 지자체가 방사광 가속기 부지 유치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 과기부는 이튿날인 7일 입지조건과 지자체 지원 등을 종합해 1·2순위 후보 지역을 선정해 현장점검을 하고, 우선협상 지역 1곳을 선정한다. 최종 결과 발표는 8일 이뤄질 전망이다.

◇고용창출 효과 14만명 대형사업

방사광 가속기 신규 구축 사업은 총 1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가속해 고속의 빛(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비다. 태양 빛 밝기의 100억배에 달하는 방사광(적외선, 자외선, X선)을 이용해 일반 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는 미세물질이나 찰나의 세포 움직임 등을 볼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방사광가속기(SSRL)를 활용해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했고,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도 연간 1000시간 이상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이 사업이 고용 13만7000여명, 생산 6조7000억원, 부가가치 2조4000억원을 유발할 것으로 추산한다.

◇접근성 vs 지역발전 vs 기존 시설과 연계

지자체들은 자신들이 방사광 가속기 유치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현재 각 후보지가 내세운 주장은 ‘접근성’, ‘기존 시설과의 연계’ ‘지역균형발전’이다.

오창은 전국 어디서나 2시간 내 접근할 있고 청주국제공항 등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 인근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나 정부 출연연구소, 대덕연구단지 등 연구 인프라가 밀집돼 있어 최적의 입지라고 주장한다. 춘천 역시 국내 방사광가속기 이용자 중 5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서울 기준 40분 이내 거리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운다. 또 춘천이 지난 20년간 3.0 이상 지진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한다.

포항은 기존 방사광가속기와의 연계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포항에는 3·4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운영중이다. 때문에 포스텍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나노융합기술원의 가속기 연구인력과 인프라를 활용·연계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는 것이다. 나주는 지역 균형 발전과 재단에 대비한 안전성 차원에서 연구 시설 분산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또 한전공대와 방사광가속기 연계와 호남권 산업자원을 활용해 산·학·연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정치적 목적 배제돼야”

지자체간 유치전이 과열양상이 되면서 “정치적 목적은 배제돼야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4·15 총선 당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남지역을 거론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시의회와 시민단체 등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명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과학기술계의 한 관계자는 “유력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들의 고향인 지역으로 선정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답답한 심정”이라며 “첨단 산업 발전에 필요한 시설을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선정돼야지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국가적 손해다”라고 말했다.


☞방사광 가속기는
가속된 전자가 운동방향이 변할 때 방출하는 고속의 빛(방사광)을 활용해 초미세 세계를 분석하는 장비다. 이 때 나오는 빛은 태양 빛 밝기의 100억배에 달한다. 반도체 같은 첨단 기술 분야와 단백질 구조 분석을 통한 바이오·신약 개발 등에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