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우리 삶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기업 경영 환경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시대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짜느라 온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 세상은 BC(Before Corona·코로나 이전)와 AC(After Corona·코로나 이후)로 나뉠 것이다."(미국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우리 삶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기업 경영 환경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 사태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고 이 효과는 상당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력은 직접적이고 순간적인 타격보다는 앞으로 기업 경영 방식과 소비 패턴 변화 등 근본적 분야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보인다.

최근 세계적 홍보대행사 에델만에서 전 세계 12국의 소비자 1000명씩 약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 세계 소비자 71%는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사람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브랜드와 회사는 나의 신뢰를 영원히 잃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렇게 응답한 비율이 높은 나라로는 중국(86%), 브라질·한국(75%) 등이 꼽혔다.

또 전 세계 소비자 3명 중 1명은 이미 코로나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브랜드를 응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33%가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생각하기에 코로나 팬데믹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을 멈추도록 설득했다"고 답했다. 중국(76%) 소비자가 가장 적극적이었고, 인도(60%), 한국(45%)도 톱3에 들었다.

기업이 힘들더라도 고용 유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많았다. 전 세계 90% 소비자가 "브랜드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종업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브라질(93%), 이탈리아(92%), 프랑스·영국(91%)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에델만은 보고서에서 브랜드 신뢰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자기 책임을 다하고, 남들과 협력하라. 물건을 팔려 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며 감정·공감·사실로 소통하라'는 것이다.

한국 5대 그룹은 이런 세계적 흐름을 잘 읽어, 코로나 사태 대응에 현명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사업장을 찾아 QD(퀀텀닷) 디스플레이 시제품과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코로나 위기 상황 속에서도 '현장 경영'을 이어가며 차세대 미래 기술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코로나 사태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경북 구미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일선 생산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저를 비롯한 회사는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고객 케어 프로그램으로 코로나 사태에 의한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고객의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고객이 차량 구매 후 반납하거나 다른 차로 교환할 수 있는 고객 케어 프로그램인 '현대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을 지난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기아차는 코로나 사태로 할부금 납입이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 할부 기간 중 초기 12개월간 납입금 부담 없이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신개념 구매 프로그램(희망플랜 365 FREE)을 운영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도심 항공 서비스 전략을 발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월 SK그룹 고유의 경영 철학인 SKMS개정안을 발표했다.

SK그룹 역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인 모든 채용에 화상 면접을 도입해 오프라인 면접을 대체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시도는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경색된 재계 채용이 재개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 다른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신종 감염병 대유행 시 빠르게 적용이 가능한 백신 제조 기술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R&D(연구개발)에 돌입했다.

LG그룹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계열사 12곳이 단순 반복 업무를 대신해주는 업무 지원 로봇을 전면 도입했다. 임직원들이 단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더 가치 있는 일에 몰입하며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찾았다.

롯데그룹도 코로나 사태 이후의 시장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금도 위기이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가 더욱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의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펼쳐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