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안도 前 합동참모본부 차장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줄 재난지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방 예산 9047억원을 깎기로 했다. 삭감하는 정부 사업비 예산의 37.6%를 국방비가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F-35A 스텔스전투기(3000억원), 해상작전헬기(2000억원), 이지스 구축함 사업(1000억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모두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핵심 전력이다. 국방부는 "해외 도입 사업 위주로 삭감했고 무기 전력화 일정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지만, 군 전력 향상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력 약화가 우려된다. 핵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한 북한은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스칸데르급),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 전술 지대지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 등 '신형 무기 4종 세트' 전력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북 위협 증가에 대해 첨단 전력 위주의 대응이 시급한데도 국방 예산이 대규모로 삭감되면 주요 전력화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북한의 비대칭 위협이 증가할 것이다. 또 '질적으로 강한 군대' 양성을 위한 국방 개혁 및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을 위한 첨단 전력 위주의 강군 육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미 동맹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군의 핵심 무기 체계 전력화에 차질이 생기면 한·미 연합 대비 태세에 허점을 드러내고 주한 미군의 전력 증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안보 의식 해이가 걱정된다. 1조원 규모의 국방 예산을 삭감해 재난지원금으로 전용하는 데 걱정 대신 응원을 보내는 안보 불감증에 대해 경고를 보내는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