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잡아라'.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말로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을 정리하면서, 삼성전자에 LCD를 납품할 새로운 공급사 자리를 놓고 대만과 중국 업체들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20일(현지시각) 중국과 대만의 LCD 패널 제조사들이 삼성전자에 납품할 TV 패널을 추가로 차지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전체 LCD 패널 물량의 30% 가량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는 LCD 대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QD(퀀텀닷 디스플레이) 생산에 주력하면서 대체 공급처를 찾아야되는 상황이다. 디지타임스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LCD 패널은 1000만장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황금알을 낳는 납품처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납품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세계 TV 시장에서 점유율 30.9%(금액 기준)로 1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년에 4600만대에 달하는 TV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주력 TV는 LCD를 기반으로 하는 'QLED TV'다. 삼성전자를 잡으면 글로벌 LCD 시장에서 차지하는 순위가 단번에 바뀔 수 있다.
이를 노리고 중국과 대만의 LCD 패널 업체들은 삼성전자 수주를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CL의 자회사인 차이나스타(CSOT)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맺은 좋은 관계가 삼성전자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쑤저우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8.5세대 공장이 있는데 TCL은 이 합작 법인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삼성디스플레이가 60%, 쑤저우 시 정부가 30%를 차지한다. 디지타임스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합작법인 60%의 지분을 CSOT에 매각하려는 협의를 재개했다"고 했다.
◇샤프, LG디스플레이도 눈독
대만의 AUO도 수년간 4K 커브드, 베젤리스 8K 등 고급 TV 패널을 한국 업체에 공급해온 점을 강조하며 삼성전자와의 사업 관계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LG디스플레이, 대만의 폭스콘에 넘어간 샤프 등도 삼성전자 LCD 물량을 놓고 거래를 트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공급망 안정을 위해 중국과 대만의 패널 제조사를 중심으로 복수의 공급처를 발굴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