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새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진통 끝에 마무리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5선 연임에 성공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할 수 있던 배경에는 코로나 사태가 영향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집권 리쿠르당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와 중도정당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20일(현지 시각) ‘비상 내각’ 구성에 합의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언론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18개월 동안 먼저 총리직을 수행하고 간츠 대표가 그 다음에 총리직을 이어받기로 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내각 수장을 맡는 기간에 간츠 대표는 국방부 장관을 맡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비상 내각이 이스라엘 국민의 생명과 삶을 구하기 위해 일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간츠 대표도 “민주주의를 지키고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18년 12월 연립정부 붕괴로 의회가 해산된 뒤 1년4개월 동안 극심한 정국 혼란을 겪어왔다. 1년 새 총선이 세 차례나 실시됐지만 연립정부를 꾸리지 못해 정치적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로써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로서의 기록을 계속 경신할 수 있게 됐다. 네타냐후 총리의 총 재임기간은 14년 1개월에 달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번째 총리직에 오른 뒤 계속 집권해왔다.
연립정부 협상 타결로 인한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 성공에는 코로나 사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간츠 대표는 범죄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의 손을 잡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코로나 사태 해결을 이유로 연립 내각 구성에 동의했고,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도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의 협상을 중재하며 연립정부 구성 압박에 나섰다. 코로나 사태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여론도 우호적으로 바뀐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의 부패·비리 논란은 계속해서 여전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1월 뇌물수수,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스라엘 사상 최초의 현직 총리에 대한 기소로, 네타냐후 총리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등으로부터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 19일 텔아비브에서 열린 시위에서 야권 정치인들과 시민들은 네타냐후가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자신의 재판을 미루고 장기 집권을 노린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