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살고 있는 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는 워싱턴DC와 인접한 곳으로 미국에서도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하다. 전 세계에서 온 외교관·기업인·변호사·로비스트 등이 몰려 사는 곳으로 조금 과장하면 '미국의 대치동'이라고도 불린다. 한국에서 화제가 됐던 한 사교육 드라마에서 페어팩스 출신 입시 코디네이터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페어팩스는 코로나 사태로 휴교령이 내려진 지 한 달 만에 온라인 개교를 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큰딸은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며 전날부터 온라인 수업만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수업은 한 시간의 온라인 수업 '사용법 설명'으로 끝났다.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의 수업은 아이들이 장난을 치며 자꾸 '질문 있어요' 버튼을 계속 누르는 바람에 '띵동' '띵동' 소리만 들리다 한 시간 만에 허무하게 종료됐다.
이런 수업도 하루가 끝이었다. 다음 날 교육청에선 '기술적 문제로 한 주간 수업은 모두 취소됐다'고 밝혔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고등학교 수업 중 '야동'이 올라왔다"는 얘기도 퍼졌다.
워싱턴포스트(WP)가 전한 페어팩스 카운티의 온라인 수업 난맥상은 상당히 심각했다. WP는 19일 '미국에서 최고라고 여겨지는 (페어팩스) 학교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며 온라인 수업에서 인종차별과 욕설, 외설적인 언어 등이 난무했다고 보도했다. 독일어 수업에선 누군가 갑자기 들어와 '히틀러를 사랑해'라는 문구를 적었다. 벌거벗은 채로 온라인 수업에 나온 학생도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온라인 수업의 더 큰 문제는 학생들이 수업 참여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LA의 경우 12만명의 고등학생 중 7400명이 온라인 수업이 시작된 지 2주가 넘었지만 수업 시스템에 접속조차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