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건 당국이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신종 코로나 사망자를 재조사한 결과 기존 공식 사망자의 50%가 넘는 1454명이 보고에서 누락됐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우한 사망자 통계에서 ‘보고 누락’이 있었다고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주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에 나와있다

우한시 보건 당국에 따르면 우한시 정부는 3월 하순부터 전문 조사팀을 꾸려 코로나 확진 환자, 사망자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보고가 안 된 확진자가 542명이었다. 217명은 중복 보고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한시 보건 당국은 우한 코로나 환자를 16일 기준 당초 5만8명에서 5만333명으로 수정했다.

사망자 가운데도 보고 누락 사례가 있었다. 조사 결과 의료 기관이 보고를 누락한 사망자가 1454명이었다. 코로나가 아닌 것으로 확인된 사망자는 164명이었다. 이에 따라 우한 내 공식 코로나 사망자는 2579명에서 3869명으로 늘어났다.

1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한 우한시 보건 당국과 기자 문답.

우한시 보건 당국이 이번 조사가 위생건강위, 질병예방통제본부, 공안(경찰), 사법기관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들이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수치 하나하나가 객관적이고 진실하다”고 했다.

그간 중국 국내외 언론들은 우한 내 초기 사망자 가운데 미처 바이러스 판정을 받지 못한 채 집에서 숨진 경우가 많아 사망자 수가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보다 많을 것이라고 추측했었다. 그때마다 중국 정부는 자국 통계가 투명하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15일 중국 국무원의 코로나 관련 기자회견

애초 후베이성 보건당국이 이날 아침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코로나 현황에는 이런 내용이 반영돼 있지 않았다. 후베이성은 신화통신이 보도가 나온 후인 이날 정오 무렵 환자·사망자 재조사 결과가 반영된 새 현황 자료를 다시 게시했다.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이 사후 조사를 통해 수치를 교정했다는 것은 (중국이 코로나 사망자 숫자를 의도적으로 속인다는) 악의적 이야기가 근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전염병이 심각한 대부분 국가들의 사망자 통계 역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