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 아프리카 등지에 대규모 코로나바이러스 '의료 원조'에 나선 중국이 일부 불량 의료품이 전달되고, 노골적으로 바이러스 발원지에 대한 왜곡 정보를 퍼뜨리며 이미지 쇄신 작업을 벌였다가 되레 역풍을 맞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산 마스크가 100여국에 도착하고, 170여 명의 중국인 의료진을 파송하는 사진들을 인터넷에 쏟아낸다. 중국 외교관들은 전세계에서 중국이 처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막대한 희생을 치르며 다른 나라들에 "시간을 벌어줬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스페인·체코공화국·네덜란드 정부는 중국산 마스크와 바이러스 감염 진단 키트(kit)에서 불량품이 발견되자 리콜을 선언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언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중국이 200만 장의 수술용 마스크와 20만장의 N95 마스크, 5만개의 진단 키트를 제공했다"며 감사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또 독일 일간지 디벨트는 14일 "중국 외교관들이 독일 정부 관리들을 초청해서 중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해달라고 부탁했으며, 독일 정보기관은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중국이 의료 지원을 통해 유럽의 신뢰할만한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는 등 선전전(戰)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9일엔 나이지리아에 150만 달러 규모의 의료 장비와 의료진을 보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의사협회는 "중국 의료진이 도착한 일부 국가에서 오히려 바이러스가 더 확산됐다는 보도도 있다"며 중국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중국인 의료진의 이해 관계에 반감을 표시했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료 지원 규모뿐 아니라, 작년 말 우한발(發) 바이러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수준의 '왜곡정보' 외교에 놀란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가 중국이란 사실도 흐리게 하기 위한 왜곡도 서슴지 않았다. 중국 매체는 최근 "이탈리아의 저명한 신장내과 의사가 바이러스가 우한이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시작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해당 의사는 이탈리아 일간지 일 포글리오에 "내 발언이 중국의 선전 목적으로 왜곡됐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감염 정보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한 이란 보건부 대변인, "베이징이 보호장비를 제공해서 세계 지배를 꿈꾼다"고 말한 브라질 교육부 장관과는 적극적으로 맞대응 한다. 지난달엔 중국 외교부 대변인과 일부 외교관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최초 미군에 의해 시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아시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는 이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결국 모두가 중국의 책임을 따질 것이 예상돼, 이야기의 주도권을 먼저 쥐려는 것"이라며 "선전전은 자신감이라기보다는 두려움에서 비롯한다"고 진단했다.

3월31일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 거리에 들어선 '시진핑 감사' 입간판

물론 이탈리아 외무부는 중국 의료품의 도착을 반기며 “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 노선에서 벗어나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 동참한 것이 수많은 이탈리아인의 생명을 구했다”고 발표했다. 또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는 “땡큐, 빅 브라더 시(진핑)”라 쓰인 입간판이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