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으로 올해 세계경제가 전례 없는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권사들은 국내 기업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들이 잇따라 세계 및 한국 성장률이 올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올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37조5353억원으로 지난해(124조2103억원)보다 11%가량 높았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을 전망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28곳에 대한 전망치다. 증권사들 추정 결과 228곳 중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곳은 73곳(32%)에 그쳤다. 특히 영업이익이 아닌 순이익 전망치는 지난해(71조1114억원)보다 40%가량 늘어난 98조9982억원이 될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이 같은 증권사 전망은 너무 낙관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은 성장률 전망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초로 기업 실적을 장밋빛으로 산출하는 경향이 있다"며 "예측은 물론 틀릴 수 있지만 실제와 괴리가 너무 크게 벌어지는 상황이 벌어지면 시장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업 실적을 늘려 잡고, 주가를 높게 예측하는 것을 '관행'이라고 설명한다. 기관 등 증권사 고객들이 이미 주식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부정적으로 전망해 봤자 좋을 게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든 주가든 낮춰 얘기했다가 틀리면 욕만 잔뜩 먹고, 설령 맞더라도 고객들 입장에서 기분이 좋을 리 없다"고 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가 투자의 신(神)도 아니고, 시장 상황 예측하고 재무분석까지 한다고 하지만 국내외 변수들이 너무 많다 보니 정확히 맞히기는 어렵다"며 "증권사 실적 추정치는 참고만 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