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 불출마한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공식 직책을 맡지 않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통합당이 참패했지만 유 의원의 측근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유 의원이 총선 후 본격화할 통합당 재편 과정에서 최소한의 입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의원은 지난 2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잠행(潛行)을 이어오다가 지난달 27일부터 통합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대구에서 4선을 했지만 주로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지역 후보 지원에 집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보수 혁신' 노선을 걸었던 그가 수도권·중도층에서 일정 부분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황교안 대표 등 통합당 수도권 후보 다수가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가운데 그의 측근으로 꼽히는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이번 총선에서 유 의원과 가까운 유의동(경기 평택을) 후보는 16일 0시 15분 현재 당선이 유력하다. 영남 지역에선 류성걸(대구 동갑)·강대식(대구 동을)·김희국(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후보가 당선됐고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후보도 당선이 확실시된다. 통합당에서는 유 의원이 총선 이후 보수 진영의 근본적 노선·체질 변화를 앞세워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