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에서 첫 탈북자 출신 지역구 후보로 화제를 모은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됐다.
16일 오전 8시 40분 개표가 99.9% 완료된 가운데, 태 후보는 58.4%(6만324표)를 얻어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39.6%·4만935표)를 20%포인트 가까이 따돌리고 당선됐다.
태 후보는 이날 당선이 확실시되자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태 후보는 "2016년 제가 대한민국으로 올 때 남은 생을 대한민국을 위해 바치겠다고 다짐했다"며 "대한민국은 제 조국이고 강남이 제 고향"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탈북민 출신이 지역구에서 당선된 것은 태 후보가 처음이다. 지난 19대 국회에선 탈북민 출신 조명철씨가 비례대표(새누리당)로 국회에 입성한 적이 있다.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인 태 후보는 2016년 망명해 한국에 왔다. 태 후보는 "북한당국의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태영호라는 이름을 태구민(太救民)으로 개명했다"며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구원하기 위해 '구원할 구' 자에 '백성 민'을 썼다"고 했다.
태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북한의 테러에 대비해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다니기도 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태 후보뿐 아니라 탈북민 지성호(38)씨도 나란히 국회의원에 당선돼 복수 탈북민 의원 시대를 열었다.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2번으로 당선된 지씨는 함경북도 탄광촌의 꽃제비 출신이다.
지씨는 지난 1996년 열네살 때 북한에서 열차 바퀴에 깔려 팔과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지씨는 목발을 짚은 채 탈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