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한 뒤 고소득자가 받은 돈을 세금 등의 형태로 환수할 수 있을까.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8일 "고소득자에게는 다시 환수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된다면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지급할 수도 있다"며 환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현행 조세 제도로는 고소득자에게 지급한 지원금을 세금으로 환수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행 세법상 재난지원금 같은 국가 보조금은 개인의 소득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을 발표하면서 "재난지원금은 국가로부터 받는 보조금이기 때문에 과세 대상 소득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미 지급되고 있는 기초연금·장애인연금, 기초생활수급자 급여 등 국가 보조금에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국가 보조금은 건강보험료 같은 사회보험료를 산정할 때도 소득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세법을 개정해 재난지원금을 환수하는 것도 쉽지 않다. 기초연금 등 다른 보조금은 그대로 둔 채 재난지원금만 소득으로 간주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또 '고소득자'를 분류하는 기준과 환수 방식을 놓고 납세자 불만이 제기될 수도 있다. 소득만 가지고 고소득자를 구분할지, 재산까지 반영한다면 어떤 식으로 반영할지 등의 기준을 정하는 것도 골칫거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소득 상위 30%를 가려내서 재난지원금을 안 주는 것이나 나중에 30%에게 환수를 하는 것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소득 하위 70%, 약 1400만 가구에 지원금 최대 100만원(4인 가족 기준)을 주는 내용의 추가경정예산안은 총선 직후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