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밴드

전 세계 프로야구 중 최초로 12일 개막한 2020시즌 대만 프로야구(CPBL). 한국 야구팬에게 낯익은 선수가 타이중 인터콘티넨털 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원정팀 퉁이 라이언스 선발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5)다. 한국 프로야구 넥센(현 키움), KT에서 뛰었던 너클볼 투수 피어밴드는 2020시즌을 앞두고 퉁이 유니폼을 입었다.

CPBL 개막은 당초 11일이었으나 비로 순연돼 12일 퉁이와 중신 브러더스의 경기가 개막전이 됐다. 대만은 12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 수가 전일 대비 3명 증가한 385명이다. 코로나 확산이 진정돼 무관중으로나마 프로스포츠 개막이 가능했다. 대만 프로축구(대만 프리미어리그)도 같은 날 저녁 네 도시에서 무관중으로 막을 열었다.

한국이나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밀려난 외국인 선수는 대만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곤 한다. KT에 있었던 투수 돈 로치는 올해 퉁이에 입단했고, 한화·키움에 있었던 에스밀 로저스는 11일 중신 개막전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경기가 미뤄져 무산됐다. 12일 중신 선발 아리엘 미란다는 2018~2019년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뛰었다. 한국에서 8시즌을 뛴 투수 헨리 소사는 푸방 유니폼을 입고 있다.

대만 프로야구 중신 브러더스와 퉁이 라이언스가 12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치른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중신 브러더스의 왕웨이첸(오른쪽) 선수가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했다.

이날 시구가 이뤄진 뒤 1회초 퉁이의 공격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양팀 선수단이 외치는 소리는 물론이고 바람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까지 중계에 잡혔다. 미란다가 삼진아웃 기회를 잡자 중신 치어리더 응원이 시작됐다. 삼진 콜을 외치며 만원 관중을 앞에 둔 듯 율동을 했다. 1회말 피어밴드가 등판하고 중신의 공격이 시작되자 이번에는 응원가가 쉴 새 없이 떠들썩하게 흘러나왔다. 피어밴드는 이날 5와 3분의 1이닝 1실점(1피홈런)으로 호투했으나 1―1 동점 상황에서 교체돼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퉁이는 연장 11회 점수를 내 4대1로 이겼다.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중계를 곧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14일 10구단 사장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열어 개막 날짜 등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 7일 실행위원회에서 결정한 대로 5월 초 개막하더라도 무관중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