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10일 강원 춘천 지역 더불어민주당 당원·지지자들이 4·15 총선 석달 전 친북(親北)성향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을 단체 카톡방에 초대했고, 이후 야당 후보 선거운동 방해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했다며 민주당 허영(춘천갑)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민주당과 대진연이 야당 후보 낙선 운동을 연대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추가 정황이 나왔다는 주장이다. 앞서 민주당은 대진연과의 연대 의혹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했다.

강원 춘천갑에서 맞붙는 더불어민주당 허영(오른쪽)후보와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민주당 춘천지역위원회’ 단체 카톡방 내용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9일 민주당 춘천지역위 간부는 대진연 소속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를 카톡방에 초대했다고 주장했다. 단체 카톡방에 초대된 대진연 소속원 박모씨는 이후 통합당 김진태 의원의 거리 유세 현장에 지속적으로 나타나 “5·18망언을 해명하라”면서 선거 운동을 방해했다는 게 통합당 측 주장이다.

박씨는 지난 1일 김 후보에 항의하는 동영상을 이 단체 카톡방에 올린 뒤 “5·18망언에 대한 질문을 하기 위해 선거운동을 끝마치고 오는 김진태 후보에게 다가갔지만 근처 파출소로 도망갔다”며 “(김 후보가) 반말과 무례한 말투로 답변을 거부하고, 신원을 요구하며 손을 대면 폭행이라며 협박했다”고 쓰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원·지지자들은 “참 잘했어요” “통쾌하다”는 글을 달며 호응했다. 통합당 선대위 측은 “대진연 소속원이 민주당원 단체 카톡방에 초대받은 뒤, 실질적인 선거운동 방해에 나섰고, 이 내용을 카톡방에 사실상 보고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북 성향 단체인 대진연의 ‘5차 김진태 규탄 대회’ 홍보물.

실제 지난달 3월 11일 이 단체 카톡방에서 민주당원 김모씨는 “당원들의 최대 목표는 두말할 것 없이 김진태 퇴출”이라면서 “’진저팀(진태저격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가장 주의할 점은 (허영) 후보에게 티끌만큼도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민주당 이름을 써서는 안 되겠고, '김진태 추방범시민운동본부' 이름으로 활동하는 방안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튿날인 3월 12일에는 대진연이 주최한 ‘김진태 규탄대회’ 홍보물을 이 단체 카톡방에 띄운 뒤 “민주당 진저팀은 앞으로 이들과도 연대하겠다”고 썼다. 춘천갑에 출마하는 민주당 허영 후보도 이 카톡방에서 지난 2년간 약 140차례의 글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허영 후보 측은 대진연과의 연대 의혹이 불거진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악의적인 의도가 명백하며 터무니 없는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허 후보도 “저는 그 단체방이 당원들이 있는 곳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루에도 카톡(메시지가) 수천 개씩 오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할 수 없고, (수신)알람도 꺼놓고 있다”고 했다.

이 문제는 민주당 허 후보 측과 통합당 김 후보 측간 고소·고발전으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 강원도당은 지난 9일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김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김 후보 측도 이날 부정 선거운동 등의 혐의로 김 후보를 고발하면서 맞대응 했다.

친북 단체인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지난해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미국대사관저 담장을 넘어가고 있다.

대진연은 대학 운동권 단체들이 연합해 만들어진 친북(親北) 성향 단체다. 이들은 서울 종로구 주한(駐韓)미국대사관 진입을 시도(2019년 1월)했고, ‘김정은 연구·발표회’를 열어 북한 김씨 일가를 찬양(2019년 6월8일)하기도 했다. 총선을 앞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는 통합당 오세훈·나경원 후보 등의 거리 유세 현장에 나타나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