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인터뷰할 때 부모님 이야기를 안 한다고 서운해하셨는데, 오늘만큼은 꼭 감사하다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사랑합니다."
양효진(31·현대건설)이 9일 열린 2019~2020시즌 V리그 팀·개인상 전달식에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30표 중 24표를 얻어 3표씩 챙긴 이다영(24·현대건설)과 발렌티나 디우프(27·KGC인삼공사·이탈리아)를 압도했다. 그는 투표와 기록으로 뽑은 여자 베스트 7에도 센터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양효진은 이번 시즌 블로킹 1위(세트당 0.853개)와 센터 중 최다 득점인 429점(전체 6위)을 뽑아내며 팀에 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 정규시즌 1위 영예를 안겼다. 여자부 최초로 5500득점(5562점)을 돌파하고, 남녀부 통틀어 처음으로 블로킹 성공 1200개(1202개)를 넘겼다.
양효진은 이번이 첫 MVP 수상이다. 그는 10년 연속 블로킹 1위를 기록하고 2014~2015시즌부터 6년 연속 베스트 7에 뽑히는 등 오랫동안 꾸준히 활약했다. 라운드 MVP를 7회 수상했고 리그 '연봉 퀸' 자리도 7년째 사수하고 있다. 프로에 데뷔한 이래 13시즌째를 맞은 '노장'이지만 여전히 남들보다 훈련을 두 배씩 하고 전력분석관과 감독에게 질문을 쏟아 내며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정규리그 MVP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센터 최초 공격성공률 1위(51.38%), 여자부 사상 첫 통산 600블로킹·세트당 블로킹 1개 이상(1.04)을 해내는 등 가장 활약이 두드러졌던 2013~ 2014시즌에도 이효희(40·당시 IBK기업은행)에게 밀렸다. 양효진은 "솔직히 이번에도 MVP를 받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남자부 MVP는 나경복(26·우리카드)이 차지했다. 기자단 투표 30표 중 18표를 얻어 10표에 그친 안드레스 비예나(27·대한항공·스페인)를 제쳤다. 자신의 첫 영예일 뿐 아니라 우리카드 소속 선수로서도 사상 첫 정규리그 MVP이다. 작년까지 열다섯 번의 역대 남자 MVP는 삼성화재가 일곱 번, 현대캐피탈이 여섯 번, 대한항공이 두 번 가져갔다.
2015~2016시즌 V리그 남자부 신인왕인 나경복은 이번 시즌에 국내 선수 중 최다 득점(491점·전체 6위)을 올리며 팀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공격성공률은 52.92%로 전체 4위, 국내 2위였다.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마친 신영철(56·우리카드)·이도희(52·현대건설) 감독이 남녀부 감독상을 받았다. 신인선수상은 남자부 정성규(삼성화재), 여자부 박현주(흥국생명)가 받았다. 페어플레이상은 IBK기업은행(여자)과 우리카드, 현대캐피탈(이상 남자)이 받았다. 2019~ 2020시즌 프로배구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23일 조기 종료했다. 시상식 행사도 취소하고 수상자와 일부 관계자만 초청해 비공개로 팀·개인상 전달식만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