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을 함께 창당했다가 결별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최근 ‘반(反) 포퓰리즘’ 공동 전선을 펴는 모양새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코로나 확산 사태에 대응해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두 사람이 동시에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에선 “두 사람이 합당을 통해 별다른 정치적 성과를 얻지 못한 채 헤어지기는 했지만, 최소한 정책·이념적 지향에 있어서는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2월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지만 각각 지난 1월초와 1월말 탈당해 새로운보수당과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해 탈락한 뒤, 유럽으로 떠나면서 두 사람간 관계는 이미 사실상 단절돼있었던 상태였다.
이후 유승민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미래통합당에 합류했고, 안철수 대표는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겠다며 국민의당을 통해 총선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했다.
유 의원은 9일 미래통합당 김종인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이 대학교 학부·대학원생들에게 1인당 100만 원의 '특별재난장학금'을 주자고 제안한 데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날 경기 김포시에서 후보 지원 유세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말씀드리기 쉽지 않지만 저도 100만 원 아니라 200만, 300만 원도 드리고 싶다”며 “하지만 지금 젊은이들이 대학생과 대학원생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연령대에 어렵게 학교에 못 다니고 실업 상태에 있는 젊은이들도 있고, 아주 어려운 직장에서 근근히 살아가는 젊은이들도 있지 않냐”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생 100만 원' 정책은 형평의 문제, 공정의 문제가 있고, 또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초반에 너무 흥청망청 원칙 없이 돈을 쓰는 것은 곤란하다”며 "이런 어려운 상황일수록 정부와 국가가 국민의 세금이나 국민 빚으로 돈을 쓸 때에는 원칙을 세워서 굉장히 조심해 쓰는 것이 맞고, 특히 건전한 보수정당은 그런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지난 7일에도 황교안 당 대표의 '1인당 50만 원 지원' 주장에 대해 "표를 매수하는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었다. 유 의원은 당시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을 비난해 왔던 우리 당 대표가 '전 국민에게 50만 원씩 주자'고 나왔다"며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특별성명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는 여야 방안에 대해 "국민 혈세로 매표 행위를 할 때인가"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선 "현 정권의 포퓰리즘을 앞장서서 막아야 할 제1야당 대표가 먼저 나서서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 원씩 주자고 주장하니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렇지 않아도 포퓰리즘으로 매표를 못 해 안달하는 집권여당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했다.
이어 "이러니 국민의당이 야권표 분산시키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여 지역구 공천 포기라는 큰 결단까지 내렸는데도, 지금 선거를 여당에 끌려다니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안 대표는 "피해를 입은 부문과 계층 대상자에 대한 지원을 신속하게 결정하고 집행해 그들이 한계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핵심"이라며 "긴급재난지원금은 보편적 지원이 아니라 선별적 지원이 원칙이 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이를 무시하고 모든 사람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주자는 것은 긴급재난지원금을 선거에 이용하자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재정의 효율적 배분과도 맞지 않을뿐더러 정작 지원이 필요한 어려운 사람들에게 줄 혜택이 줄어들게 된다"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는 중도층을 겨냥한 비례정당을 이끌고 있고 유승민 의원은 당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내며 ‘나홀로’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자유로운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