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을 함께 창당했다가 결별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최근 ‘반(反) 포퓰리즘’ 공동 전선을 펴는 모양새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코로나 확산 사태에 대응해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두 사람이 동시에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에선 “두 사람이 합당을 통해 별다른 정치적 성과를 얻지 못한 채 헤어지기는 했지만, 최소한 정책·이념적 지향에 있어서는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4월 8일 서울 안국동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 선거 사무소 개소식이 열렸다.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유승민 대표와 인사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2월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지만 각각 지난 1월초와 1월말 탈당해 새로운보수당과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해 탈락한 뒤, 유럽으로 떠나면서 두 사람간 관계는 이미 사실상 단절돼있었던 상태였다.

이후 유승민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미래통합당에 합류했고, 안철수 대표는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겠다며 국민의당을 통해 총선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했다.

유 의원은 9일 미래통합당 김종인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이 대학교 학부·대학원생들에게 1인당 100만 원의 '특별재난장학금'을 주자고 제안한 데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날 경기 김포시에서 후보 지원 유세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말씀드리기 쉽지 않지만 저도 100만 원 아니라 200만, 300만 원도 드리고 싶다”며 “하지만 지금 젊은이들이 대학생과 대학원생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연령대에 어렵게 학교에 못 다니고 실업 상태에 있는 젊은이들도 있고, 아주 어려운 직장에서 근근히 살아가는 젊은이들도 있지 않냐”고 했다.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7일 오전 대전 유성갑에 출마한 장동혁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장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학생 100만 원' 정책은 형평의 문제, 공정의 문제가 있고, 또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초반에 너무 흥청망청 원칙 없이 돈을 쓰는 것은 곤란하다”며 "이런 어려운 상황일수록 정부와 국가가 국민의 세금이나 국민 빚으로 돈을 쓸 때에는 원칙을 세워서 굉장히 조심해 쓰는 것이 맞고, 특히 건전한 보수정당은 그런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지난 7일에도 황교안 당 대표의 '1인당 50만 원 지원' 주장에 대해 "표를 매수하는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었다. 유 의원은 당시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을 비난해 왔던 우리 당 대표가 '전 국민에게 50만 원씩 주자'고 나왔다"며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특별성명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는 여야 방안에 대해 "국민 혈세로 매표 행위를 할 때인가"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선 "현 정권의 포퓰리즘을 앞장서서 막아야 할 제1야당 대표가 먼저 나서서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 원씩 주자고 주장하니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렇지 않아도 포퓰리즘으로 매표를 못 해 안달하는 집권여당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했다.

이어 "이러니 국민의당이 야권표 분산시키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여 지역구 공천 포기라는 큰 결단까지 내렸는데도, 지금 선거를 여당에 끌려다니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안 대표는 "피해를 입은 부문과 계층 대상자에 대한 지원을 신속하게 결정하고 집행해 그들이 한계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핵심"이라며 "긴급재난지원금은 보편적 지원이 아니라 선별적 지원이 원칙이 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본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또 "이를 무시하고 모든 사람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주자는 것은 긴급재난지원금을 선거에 이용하자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재정의 효율적 배분과도 맞지 않을뿐더러 정작 지원이 필요한 어려운 사람들에게 줄 혜택이 줄어들게 된다"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는 중도층을 겨냥한 비례정당을 이끌고 있고 유승민 의원은 당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내며 ‘나홀로’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자유로운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